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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경제에서 희망 찾아내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7 23:00

수정 2023.09.27 23:00

[서초포럼] 경제에서 희망 찾아내기

경제는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빠르게 발표되는 무역수지가 화제가 되는 경향이 있는데, 기다렸다가 대외거래에서 대한민국의 소유권이 포괄적으로 기록된 경상수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 외환보유액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도 경상수지이다.

관세청에서 집계하는 무역수지는 통관 기준으로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수치라서 세관을 통과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면 무역수지의 경우 세관을 통과했으므로 수입액에 포함시키지만, 경상수지는 외국기업 간 거래는 소유권 이전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수입액에 포함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상수지는 한국기업의 해외공장에서 만들어져 수출된 상품도 포함하며 K방산이나 선박수출의 경우 아직 세관을 통과하지 않은 시점에서도 제조 과정에서 받은 선수금, 중도금, 잔금 등이 경상수지에 잡힌다.


경상수지에는 서비스수지도 포함되어 유학·해외여행은 경상수지 적자요인, 한류 관광객이 많이 입국하면 경상수지 흑자요인이 된다. 본원소득수지도 경상수지에 포함되는데 외국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소득·이자·배당금이 집계되어 김연경, 손흥민 등 세계적 스타들이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은 경상수지 흑자요인이 된다. 경상수지 내의 이전소득수지는 한국과 외국의 정부와 시민단체가 조건 없이 주고받는 금액으로, 한국이 보내는 무상원조는 경상수지 적자요인이 되고 해외에서 온 기부금은 경상수지 흑자요인이 된다.

2023년 들어 8월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는 255억달러로 불안감을 주었지만, 경상수지는 1월에서 6월까지 누적 247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가 모두 포함된 경상수지는 특히 2023년 5월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상품수지가 개선되고 있고 배당소득 유입이 컸던 것 등이 원인이다.

말 나온 김에 2022년 방위산업 수출수주액은 170억달러로 2020년까지의 연평균 30억달러 수출규모를 훌쩍 초과했다. 세계 방산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세계 9위 정도 되며, 향후 10년간 세계 방산시장은 커질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경우 경기침체 없는 물가안정이 가능할 것만 같은 신호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재고 대비 신규 수주는 늘고 있어 한국의 수출에 긍정적 조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그리 급격하게 올렸고,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보이니 모두 망하는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주장이 부정적 전망의 주요 근거인데 이제까지 그런 적이 많았다고 해서 예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고용시장이 탄탄할 때 미국 경제는 침체를 피해갔다.

현재 세계적 금융경색 국면은 누구나 느끼고 있고, 어렵지만 내실 있는 배움·창조의 결과는 때를 만나게 되어 있으며 희망적 변화는 늘 작은 곳에서 생긴다.
경상수지가 발표되기 전의 무역수지 적자를 보고 한국 경제를 성급하게 부정적으로 전망하다가 잠시 뒤에 경상수지 흑자가 나니 그것은 불황형 흑자라고 하면서 폄하하지 말자. 많은 사연이 종합된 것이 통계이고, 가능하면 정교하게 봐야 하고, 작더라도 희망의 조짐을 찾아내는 태도가 밝은 기회를 찾아낸다.

이종은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

■약력 △53세 △서울대 경제학 학사 △런던정경대 경제학 석사 △런던대 퀸메리칼리지 경제학 박사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위원(현) △산업통상자원부 중견기업 정책위원회 위원(현) △기획재정부 조달정책심의위원회 위원(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 외부위원(현) △주택도시기금 성과평가위원(현) △문화재 보호기금 자산운용위원(현) △기술보증기금 위험관리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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