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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식증 환자 30만명 추산...먹고 자는 유전자 서로영향 [알송달송 과학]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5 05:00

수정 2024.01.05 05:00

잘 먹어야 잠도 잘 자
거식증과 불면증 서로 영향
[파이낸셜뉴스] 오늘은 먹는 것과 잠자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난 2021년 기준 거식증 환자는 4881명이지만 통계 밖 환자까지 감안하면 3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게티이미지 제공
지난 2021년 기준 거식증 환자는 4881명이지만 통계 밖 환자까지 감안하면 3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게티이미지 제공

오늘 식사 메뉴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매 끼니 때마다 어떤 맛있는 음식을 먹을지 고민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난해서 못 먹는 경우는 매우 드물죠. 한끼당 칼로리는 늘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적다보니 비만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비만 환자는 1500만명, 당뇨병 환자 500만명, 전당뇨 환자 1500만명, 심장질환 환자 18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거식증 환자 30만명 달해

반면 음식을 먹지 못하는 거식증 환자도 있습니다. 신경성 식욕 부진증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자신이 비만이 아닌데도 비만이라 생각하거나, 살찌는 것이 두려워 먹는 것을 거부하는 정신질환입니다.

거식증의 치료법은 제한적이고 현재 사용하는 치료 방법은 재발률이 52%에 이릅니다. 거식증의 원인도 여전히 불분명확 합니다. 신경성 식욕 부진증은 정신질환 중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질병으로 새로운 예방 전략과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관련 연구자들은 말합니다.

국내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거식증 환자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거식증 환자는 4881명이지만 관련 연구자들은 통계 밖 환자까지 감안하면 3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5일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신경성 식욕 부진, 즉 거식증이 불면증과 유전적으로 연관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우울증, 폭식장애, 그리고 조현병과 같이 주로 저녁에 발생하는 다른 장애들과 대조적입니다. 이전 연구에서는 섭식 장애와 신체 내부의 시계 또는 생체 리듬이 연관됐다고 말해왔습니다. 생체 리듬은 수면과 같은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을 조절하며 신체의 거의 모든 기관에 영향을 미칩니다.

거식증·불면증 유전자 상호작용

연구진은 신경성 식욕 부진과 생체 리듬, 그리고 불면증을 포함한 여러 수면 특성과 관련된 유전자를 살펴보고 이 관계를 더 확실하게 알아보기 위해 조사했습니다.

연구진은 '멘델 무작위 분석법(Mendelian randomization)'이라는 통계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신경성 식욕 부진을 겪는 사람들의 수면 패턴을 조사해서 불면증이 더 자주 발생하는 유전적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조사 결과, 신경성 식욕 부진과 관련된 유전자와 아침형 인간, 즉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특성과 관련된 유전자가 상호 작용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다시 말해, 일찍 일어나는 것이 신경성 식욕 부진증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신경성 식욕 부진증이 발생할 경우 더 일찍 일어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MGH 마취, 중환자 및 통증 의학부의 조교수이자 하버드 의대 마취과 조교수 하산 다쉬티는 "이번 연구결과는 거식증을 저녁에 발생하는 다른 대부분의 질환과 달리 아침형 장애"라고 말했습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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