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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 주사 실패..결국 금지됐던 '가스실' 부활시키는 미국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3 07:42

수정 2024.01.23 07:42

35년전 살인죄 사형수, 지난해 약물주사 실패
'질소가스 주입방식'으로 사형 집행 준비


1988년 목사의 청탁을 받고 그의 아내를 죽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은 케네스 스미스. 연합뉴스
1988년 목사의 청탁을 받고 그의 아내를 죽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은 케네스 스미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아직 사형을 집행하고 있는 미국에서 ‘가스실’이 부활한다. 그동안은 주사로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해 왔는데, 지난해 한 차례 실패했기 때문이다.

앨라배마주 사법 당국은 오는 25일(현지 시각) 사형수 케네스 스미스(58)에 대해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스미스는 1988년 목사 아내 청부 살해 사건의 범인이다. 그는 보험금을 노린 목사로부터 “내 아내가 강도에게 살해당한 것처럼 위장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잔혹한 방법으로 여성의 목숨을 빼앗아 1996년 사형이 확정됐다.

수사 과정에서 청부 사실이 들통난 목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함께 기소된 공범은 2010년 약물 주입 방식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스미스도 범행 34년 만인 2022년 11월 이 방식으로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사 바늘을 꽂을 정맥을 찾지 못해 집행이 무산됐다. 교정 당국은 그의 팔쪽 정맥에 주사 바늘을 꽂으려고 시도하다가 잘 되지 않자, 거꾸로 매달아 놓고 쇄골 근처 정맥의 줄기 부분을 찾아 집행을 시도했지만, 또 실패했다.

정맥을 찾지 못해 약물 주입 방식의 사형이 실패하는 일은 드물게 일어난다. 수형자가 지나치게 비만이어서 혈관을 찾지 못하거나, 마약 중독자들처럼 주사 바늘을 자주 꽂아 혈관 조직이 괴사한 경우 등이다.

결국 앨라배마주 사법 당국은 재집행을 결정하면서 25년만에 질소가스주입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사형수에게 마스크를 씌운 다음 이 안으로 질소 가스를 투입해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하는 방법이다.
1999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으며, 1999년 당시 사형수는 질소가스실에서 집행 18분 뒤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P뉴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사형집행을 위한 독극물 주사제를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다른 방식의 사형 집행안을 찾고 있다.
이에따라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등은 과거 금지했던 가스질식법을 재도입시키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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