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야근 했더니 "별 보러 갈래?"..도 넘은 직장내 성희롱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3 16:10

수정 2024.01.23 16:46

고용부, 근로감독 결과
중간 관리자, 반복 폭언
신체 접촉 등 성희롱도
야근 했더니 "별 보러 갈래?"..도 넘은 직장내 성희롱


[파이낸셜뉴스] "너네는 빡대가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 절반 이상이 괴롭힘 및 성희롱 피해를 겪었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업체에서는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으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언론 등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본사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괴롭힘 사례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다수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정부는 이 회사 직원인 20대 남성이 지난해 11월16일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청원을 접수해 같은달 22일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청원서에는 해당 직원이 숨지기 전 부서장으로부터 '하위 고과를 주겠다', '강제 전환배치 1순위다' 등 인사 고과와 관련한 협박성 발언을 들어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서장은 '네 차에 불이 났으면 좋겠다', '축구 하다가 다리가 부러졌으면 좋겠다'는 폭언도 일삼았다. 숨진 직원은 부서장과의 갈등 문제로 노무 상담도 받았다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고용부가 이번 근로감독에서 이 회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익명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51명 중 417명(55.5%)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직접 당하거나 동료가 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수의 중간 관리자가 공개된 장소에서 지속·반복적인 폭언과 욕설을 했다는 경우가 많았다.

A관리자는 '씨X, 못해 먹겠네', '개XX들 지들 일 아니라고 저 따위로 하네' 등의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직원에게 방호복 팔토시를 던지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는 내용도 있었다.

B관리자는 사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새X', '병X', '개XX' '너네는 빡대가리다', '넌 여기 어떻게 들어왔냐', '너네는 최악이다' 등의 욕설과 막말을 퍼부었다고 한다.

정규직 채용이 절박한 인턴 사원들에게 '합격 여부는 내 손에 달려있다'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하는 관리자도 있었다.

성희롱 사례도 잇따랐다. 한 남성 중간 관리자는 수시로 여직원들의 동의 없이 어깨, 팔, 목, 허벅지 등 신체를 접촉했다. 늦은 시간에 업무를 마친 사원들에게 '새벽 별을 보러 가자'고 하고 실제 경기도 양평으로 데려간 관리자도 있었다.

다만 고용부는 "사망한 직원의 경우 괴롭힘으로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근로감독 결과에선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도 적발됐다.
216명이 연장근로 한도를 넘겨 장시간 근로를 했으며 이 중 89명은 총 3000만원의 연장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신한 근로자에게 시간 외 근로를 시키기도 했다.


고용부는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 지시와 함께 전반적인 조직문화 개선 계획을 제출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며 "향후 이행 상황을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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