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男女, 결혼 가장 늦게 한다…"돈이 없잖아요"

김주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1 11:00

수정 2024.03.21 11:00

평균 초혼 연령, 서울 男 34.4세·女 32.4세
"자금 부족, 결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물가와 주택 가격이 높은 서울 지역에 살수록 혼인이 늦어진다는 결과가 통계상으로 나타났다. 결혼 자금에 대한 부담이 결혼을 늦추는 데 일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간 최대 격차 1.6세…서울 남자 초혼 평균 34.4세

20일 통계청의 '2023년 혼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4.0세, 여자 31.5세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0.3세, 여자는 0.2세 오른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평균 초혼 연령이 남녀 통틀어 가장 높았다. 남자는 서울이 34.4세로 전국 평균을 0.4세 상회했다.
이어 부산·제주(각 34.3세), 전북(34.1세), 전남(34.0세), 세종(33.9세) 등 순이었다.

여자도 서울이 32.4세로 가장 높았고, 부산(32.0세), 세종(31.8세), 제주(31.7세), 경남(31.3세), 경북(31.1세)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여자의 경우 서울과 초혼 연령이 가장 낮았던 충북·전남(30.8세) 간 격차가 1.6세에 달했다.

청년 평균소득 185만원…월세로 63만원 낸다

서울의 평균 초혼 연령이 높은 원인으로는 높은 주거비와 물가가 꼽힌다.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 줄면서 결혼을 늦춘 이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평균 임금 근로소득은 2022년 기준 255만원이다. 또 2022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19~34세 청년 41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전체의 평균소득은 월 185만원 가량이다.

하지만 서울시 소규모주택에서 2023년 평균 월세 지출은 63.2만원으로, 2년간의 월세 상승률은 15.8%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이마저 30%를 주거비로 부담해야 자산 형성이 쉽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을 보면 39세 이하 청년층의 순자산은 2019년 평균 2억2000만원에서 2022년 2억6000만원으로 40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결혼 왜 안하냐고요?…돈이 없으니까요"

통계청이 펴낸 '한국의 사회동향 2023'을 보면 전 연령대가 결혼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혼수 비용, 주거 마련 등 '결혼 자금 부족'(33.7%)을 꼽았다. '필요성 없음' 17.3%, '출산·양육 부담' 11.0%, '고용상태 불안정' 10.2%, '결혼 상대 못 만남' 9.7% 등 다른 사유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울의 초혼 연령이 해마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명확한 인과를 설명하긴 쉽지 않지만 물가나 주거비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