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K-라면, 세계 정복에 나서다] 안주하지 않는다..새로운 시도의 주역 '오뚜기'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7 15:12

수정 2024.04.17 15:12

[파이낸셜뉴스] 식품에 진심을 담은 기업 오뚜기는 1969년 창립 이래 다양한 조미식품과 즉석식품, 전통식품을 선보이며 국내 식품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1987년 라면 시장에 뛰어든 오뚜기는 2012년 업계 2위 자리에 올라선 이후, 3위와의 격차를 점차 벌리며 '오뚜기라면'만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 얼굴 '진라면'… 맛·품질 업그레이드에 이색 협업까지
진라면 /사진=오뚜기
진라면 /사진=오뚜기
라면 시장 진출 당시 제품 개발, 생산 등에 유리한 제반여건을 갖추고 있던 오뚜기는 '맛있는 매운맛', '조미노하우' 등의 프로젝트팀을 꾸리고 라면용 핵심 원료를 찾기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오뚜기라면의 대표주자인 '진라면'이다.

1988년 3월 출시된 진라면은 깊고 진한 국물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순한맛'과 '매운맛' 두 가지로 출시돼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오뚜기는 1990년 3월 라면영업부를 신설하면서 '스낵면(1991년)', '참깨라면(1994년)', '열라면(1996년)', '컵누들(2004년)', '진짬뽕(2015년)', '진짜쫄면(2018년)', '진비빔면(2020년)', '짜슐랭(2022년)' 등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라면을 연이어 선보이며 라면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오뚜기라면의 약진에는 '진라면'의 역할이 컸다. 진라면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과 '진'한 국물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제품으로 연 매출 2000억원을 넘긴 몇 안 되는 국내 라면 브랜드다. 특히 2005년 이후 수 차례 리뉴얼을 통해 맛을 업그레이드했다.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쇠고기맛 플레이크, 당근, 대파, 버섯 등 건더기 양을 늘렸으며 하늘초 고추를 사용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매운맛을 살렸다. 식감 개선을 위해 면발에 밀단백을 추가하는 등 라면의 맛과 품질에 대한 연구를 거듭해 진라면은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했다.

■라면역사에 돌풍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진짬뽕', 소스 업그레이드한 '진비빔면 배사매무초'
진짬뽕 /사진=오뚜기
진짬뽕 /사진=오뚜기
진라면이라는 스테디셀러가 시장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안정적 매출을 보이는 와중에도 오뚜기는 새로운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꾸준히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진라면 못지 않은 히트작 만들기에도 박차를 가했다.

2015년 10월 출시돼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서 독보적인 제품으로 자리를 잡은 오뚜기 '진짬뽕'은 오뚜기 라면연구소 연구원들이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으로 탄생했다. 연구원들은 전국 88곳의 유명 짬뽕 전문점을 찾아 맛의 비결을 연구하고 닭 육수의 비법을 찾아내고자 일본 나가사키에 진을 치고 유명 짬뽕집이 문을 닫을 때까지 기다린 후 가게 뒤편에서 빈 포장재까지 찾아보는 등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출시된 '진짬뽕'은 자연스러운 불맛과 실제 짬뽕에 버금가는 풍부한 건더기스프, 면폭이 3mm 이상인 태면이 어우러져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짬뽕라면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오뚜기의 베스트셀러 '진짬뽕'은 출시 50일만에 1000만개, 3개월 뒤에는 4000만개가 판매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173일만에 1억개 판매를 돌파하며 라면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오뚜기라면'은 '진짬뽕'의 인기에 힘 입어 최초로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했다.

진비빔면, 진쫄면과 모델 이제훈 /사진=오뚜기
진비빔면, 진쫄면과 모델 이제훈 /사진=오뚜기
오뚜기가 지난 2020년 출시한 '진비빔면'은 출시 3개월만에 3000만 봉지 이상 판매되며 여름 비빔면 시장의 신흥강자로 부상했다. 기존 비빔면 한 개로는 양이 부족하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기존보다 중량을 20% 늘려 비빔면 시장의 '업그레이드' 붐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비빔면 맛을 좌우하는 '소스'를 업그레이드한 '진비빔면' 배사매무초 리뉴얼을 선보였으며 기존에 없던 원료인 배, 매실, 무 등을 추가했다. 이와 같은 차별점으로 2023년 3월 현재 누적판매량 1억봉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 비빔면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K-라면' 열풍에 해외 매출 비중 10% 첫 돌파… 베트남·미국 법인 성장세 주목
수출용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사진=오뚜기
수출용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사진=오뚜기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적 성과에 힘입어 오뚜기 라면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을 주고 있다. 오뚜기는 1988년 미주 지역에 라면, 카레 등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미주,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7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의 2022년 해외 매출은 3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 늘었으며 해외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오뚜기 베트남 법인
오뚜기 베트남 법인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베트남 법인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한 6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뚜기 베트남'은 영업과 제조가 동시 출범한 첫 해외 법인으로 2018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박닌공장을 준공했다. 같은 해 6월부터 진라면,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 다양한 오뚜기라면 생산에 나섰고 'K-라면' 열풍에 힘입어 사업은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미국 법인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
오뚜기 미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뛰었다. 방탄소년단(BTS) 진을 진라면 모델로 발탁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점이 매출 상승에 주효했다는 평이다.
오뚜기는 북미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남부 온타리오에 자리한 물류센터를 인수했으며 이를 통해 라면, 카레, 소스 등의 제품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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