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임무 완수"… 인권위 진입 시도한 캡틴아메리카의 정체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1 10:57

수정 2025.02.24 06:53

대한애국당 출신… 한때 "안중근 후손" 주장도
캡틴아메리카 복장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입을 시도한 A씨가 온라인커뮤니티에 사진과 함께 올린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캡틴아메리카 복장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진입을 시도한 A씨가 온라인커뮤니티에 사진과 함께 올린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파이낸셜뉴스] "임무 완수."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작전 완료 보고'라는 제목으로 두 장의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인 A씨는 "VIP 경비원. 확인됨. 폭력 행위 없음. 확인됨. 윤석열 대통령의 승리를 위해. 고맙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의 영웅입니다.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기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을 영문으로 작성해 올렸다.

글 보다 눈길을 끈 건 사진이었다. '마블' 시리즈 영화 캡틴아메리카 의상에 소품인 방패까지 들고 있는 자신의 사진이었다.



이날 A씨는 해당 의상을 착용하고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과 함께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로 집결해 이 건물 14층에 있는 회의실 진입을 시도했다.

A씨를 비롯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약 15분 만에 해산했지만, 분장 덕인지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증 글과 사진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14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출입 인원의 신원을 확인하는 장면에도 포착됐다.

캡틴아메리카 분장을 하고 인권위 건물에 진입해 엘리베이터 앞을 막아선 A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캡틴아메리카 분장을 하고 인권위 건물에 진입해 엘리베이터 앞을 막아선 A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의 정체도 밝혀졌다. 과거 대한애국당에 입당해 서울특별시당 청년위원장에 취임한 A씨는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한애국당 후보로 나와 서울시 강남구의회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A씨는 전체 후보자 6명 중 제일 낮은 득표수를 기록했다.


2011년 안중근 장군의 후손이라거나 미군 장교라 주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도 있다. 당시 A씨는 "(안중근 장군의) 직계가 아니다"라고 고백했고 미군 장교 사칭에 대해선 "메소드 연기하는 코스프레어 정도로 기억해 달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의 과거 이력과는 상관없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A씨의 '보고' 글에 "캡틴 애국자 자랑스럽다"거나 "오늘의 최고 영웅이었다" 등 응원 댓글을 남겼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