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명 업은 무신사 '중고패션' 판 키운다

'무신사 유즈드’ 신규 상표 출원
젊은층 수요 늘며 올 43조 시장
무신사 합류로 불꽃 경쟁 예고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패션 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중고 패션'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가 패션 중고 거래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통계청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복, 신발, 가방 등 준내구재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지난 2023년 전년 대비 1.3% 줄어든 것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필수재가 아닌 패션 상품 소비 자체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신제품 구입을 대신해 중고 패션에 주목하는 트렌드 역시 패션 관련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는 요인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운영사인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입자 2300만명 중 MZ세대 비중은 78%에 달한다. 중고 패션이 젊은층 사이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를 보면, 2023년 35조원 규모였던 국내 중고 거래 시장은 올해 43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 패션 대표 플랫폼으로는 '차란'과 '리클' 등이 있다. 빈티지 상품까지 확대할 경우 후루츠패밀리, 콜렉티브, 세컨웨어 등의 서비스도 있다.

패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의 중고거래를 지원하는 개인간거래(C2C) 플랫폼까지 확장하면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도 주요 서비스로 꼽힌다.

최근에는 패션 플랫폼 1위 기업인 무신사가 중고 패션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리커머스 서비스명으로 추정되는 '무신사 유즈드'라는 신규 상표도 출원했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만 8000여개에 달하고, 국내 회원 수 150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 패션 플랫폼이다.

무신사는 이미 C2C 플랫폼인 '솔드아웃'에서 2023년 말부터 슈프림, 나이키, 아디다스 등 인기 브랜드 상품에 대한 중고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를 통해 중고 패션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사업성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운영 방식이 서로 다른 여러 플랫폼들이 산재돼 이용자 확대가 제한적이었던 중고 패션 시장에 무신사 같이 패션 전문 기업이 합류한다면 규모가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사업자가 지속 진출하며 경쟁이 활발해지면 그만큼 시장이 확대되고 이용자 혜택도 늘어날 수는 만큼 마케팅 경쟁도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