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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입 대신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택한 이유는 '재무건전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산업체 수주에서 신용등급은 중요한 공공입찰 기준 중 하나로, 장기적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신용등급 관리가 불가피하다. 미래 성장 확신과 현지 투자 확대를 위한 유상증자와 더불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경영진의 주식 매수를 통한 책임경영 강화로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3일 차입이 아닌 유상증자를 택한 이유로 '재무건전성'을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해양방산 협력과 유럽연합(EU) 회원국 방위비 증액 등 대규모 투자가 시급한 가운데, 차입을 통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재무건전성은 곧 신용등급을 뜻한다. 방산업체는 공공입찰에서 신용등급이 계약 이행 능력을 보증하는 신뢰요소로 작용한다. 통상 무기 구매계약은 단기간이 아닌 10년 이상의 장기 계약인 경우가 많아, 공급업체의 재무건전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라며 "방산업체는 신용등급 관리를 통해 금융비용을 줄이고, 수주 기회를 극대화하며, 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9일 유럽 재무장 정책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군사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8000억유로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EU의 네 가지 원칙 중 '유럽산을 사자'를 강조하면서 K-방산의 유럽 수출길에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또 EU 회원국들이 비EU 회원국 무기를 구매할 때 완제품 가격의 65%에 해당하는 부품이 △EU 회원국이나 △유럽자유무역협정(EFTA) 권역 △우크라이나에서 공급돼야 한다는 조건도 추가됐다. 결국 유럽의 방산 보호무역주의가 대폭 강화된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 생산능력 구축 및 지분 투자와 해외조선 투자를 위해 유상증자를 선택한 셈이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르면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조인트 벤처(JV)에 3500억원, 내년부터 동유럽 현지생산 JV를 위해 25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동유럽 내 천무 80㎞급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해 WB그룹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등 JV 설립 검토 및 현지 생산을 위한 현지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한화그룹 부회장)는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 약 30억원 규모를 매수한다고 밝혔다. 21일 종가 기준 약 4900주로, 매수는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김 부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회장뿐 아니라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 등 경영진도 각각 9억 원(약 1450주), 8억 원(약 1350주) 규모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매입한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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