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관세 영향권 덮치고 광물가격 바닥 찍고… K배터리 ‘겹악재’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3 18:08

수정 2025.04.13 18:08

미국발 관세 전쟁의 사정거리 안에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핵심광물 가격 하락세까지 이어지며 '이중고'에 직면했다. 통상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면 시차에 따라 이전에 비싼 가격으로 만들었던 제품을 싼 가격에 팔게 돼 손실이 발생한다.

1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이달 니켈의 월평균 가격은 톤(t)당 1만4922.5 달러로 지난 2020년 10월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t당 3만3298.4 달러로 월평균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2022년 4월과 비교하면 3년새 반값이 채 되지 않는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니켈은 이차전지 양극재에 쓰이는 핵심 원료다.

양극재는 이차전지 가격의 40% 가까이 차지하는 소재인 만큼, 니켈 가격은 양극재는 물론 배터리 셀 가격 결정에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제작에 사용되는 탄산리튬 가격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달 기준 킬로그램(㎏)당 월평균 70.9 위안으로 집계됐다. 4년 전인 지난 2021년 4월 이래 지난해 9·10월을 제외하면 최저치다.

배터리 업계는 광물 가격의 유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통상 '판가 연동' 계약을 맺는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도 이에 연동해 올라가는 식이다. 문제는 시차다. 값싼 원재료를 투입하기 전에 만들어 놨던 제품들의 가격이 광물 가격의 하락세와 연동돼 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기업들이 쌓아놨던 소재 및 배터리의 재고자산의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 위험도 있다.

니켈 가격이 하락한 원인으로는 커지는 대외 불확실성에 수요가 경직됐다는 점이 꼽힌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최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엔 상호관세 적용을 유예하겠다고 했지만, 계속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니켈 구매자로서는 구매 계약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