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어머니 안에 있다” 가족들 외침에 불길로 들어갔다… 95세 할머니 구한 경찰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8 17:15

수정 2025.04.18 17:15

화재 현장 먼저 도착한 보성경찰서 소속 박유민 경위
점퍼에 물 뿌리고 진입… 거동 불편한 할머니 구조
보성 주택 화재 현장. 보성경찰서 제공. /사진=연합뉴스
보성 주택 화재 현장. 보성경찰서 제공.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남 보성의 한 농촌 주택에서 불이 나면서 거동이 불편한 90대 여성이 고립됐다가 경찰에 구조된 사실이 알려졌다.

18일 보성경찰서에 따르면 화재는 지난 16일 오후 1시 51분쯤 전남 보성군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소방 공동 대응 요청에 따라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한 보성경찰서 읍내파출소 소속 박유민(45) 경위는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빠져 나오지 못했다. 도와달라”는 가족들의 통곡 소리를 들었다.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하늘로 솟구치는 상황에서 잠시도 지체할 수 없었던 박 경위는 차분하게 점퍼에 물을 뿌리고 얼굴을 감싼 뒤 불길 속으로 들어갔다.

박유민 경위가 입은 점퍼가 불에 탄 모습. 보성경찰서 제공
박유민 경위가 입은 점퍼가 불에 탄 모습. 보성경찰서 제공

방 한편에서 다리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95)를 발견했고 박 경위는 할머니를 부둥켜안은 채 5분 만에 집 밖으로 빠져나왔다.

안전하게 구조된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의 가족들은 위험한 상황에도 불길 속으로 뛰어든 박 경위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박 경위는 “남은 경찰 생활이 아직도 20년 정도 남았는데 여기에서 포기하면 제가 다른 일을 열심히 할 자신이 없어서 들어간 것 같다”며 “경찰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다.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보성군은 군민의 생명을 지켜낸 경찰관에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전남경찰청도 표창 수여를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화재는 2시간여 만에 진화됐고 주택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242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