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상호관세 여파 불가피
CEO들 실적 목표 줄줄이 하향
車업계는 정부에 정책철회 요청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관세 전쟁에 휩쓸린 미국 기업들이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보고 현금 비축 및 위험 요소 제거 등 대비책을 마련에 나섰다. 기업들은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관세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CEO들 실적 목표 줄줄이 하향
車업계는 정부에 정책철회 요청
■트럼프 관세로 경기 전망 어두워져
야후파이낸스 등 현지 매체들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은행을 인용해 미국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나빠졌다고 전했다. BofA는 기업들의 올해 1·4분기 실적발표를 종합한 결과 거시 경제와 관련해 부정적인 언급 대비 긍정적인 언급 비율이 평균을 밑돌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수치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케일라 시더 거시 자산전략가는 "지금 기업들은 모든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미래 실적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는 관세 협상이 보다 구체화될 때까지 양방향 위험이 계속되고 변동성도 이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카드 및 금융사는 현금 쌓고 위험 줄여
경기 전망이 어둡다 보니 불경기에 민감한 카드 및 금융 기업들은 이미 대비를 시작했다. 2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금융사들의 최신 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미 카드 및 대출 고객들의 연체율이 상승하여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WSJ는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의 경우 미래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쌓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금융사들이 올해 1·4분기에 미국 소비자들의 강력한 소비 덕분이 좋은 실적을 냈지만, 트럼프가 본격적인 '상호관세'를 도입한 이달부터 사정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레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금융 분석가들과 통화에서 "지금은 미래에 집중하고 있는데, 미래는 명백하게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금융 서비스 기업인 싱크로니 파이낸셜은 악성 대출을 줄이기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신용 점수가 낮은 고위험 대출자들을 피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1·4분기 대출 계좌 수가 3% 줄었고 대출 규모는 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US뱅코프 은행은 경기 침체에도 견딜 수 있는 부유한 고객층 확보에 주력한다고 알려졌다.
■6개 자동차 단체, 관세 취소 요구
일부 기업들은 관세로 불안이 점점 커지면서 트럼프를 상대로 관세 취소를 요구했다.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과 자동차정책위원회(AAPC) 등 미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6개 단체들은 22일 공동으로 트럼프 정부 당국자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다음달 3일 시행 예정인 25%의 자동차 부품 관세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25% 추가 관세를 선언했다. 수입 완성차 관세는 지난 3일부터 시행되었다.
6개 단체는 서한에서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을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소비자 자동차 가격 상승 및 딜러십 판매 감소와 차량 유지·수리비를 더욱 인상하고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등의 도미노 효과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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