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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동통신3사가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에 앞다퉈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분, 부동산 등 AI 외 보유 자산 매각을 팔아치우거나 고강도 비용 절감을 통해 AI 신사업을 위한 막대한 투자금 조달에 총력을 쏟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5일 4133억원 규모의 카카오 지분 전량을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019년 10월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각각 확보했다.
SK텔레콤이 5년여 만에 카카오 지분을 전격 매각한 이유 중 하나는 AI 투자금 마련이다. 실탄을 마련해 AI 사업에 투자 역량을 집중해 '돈 버는 AI' 구상을 실현하겠다는 포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와 F&U신용정보, 손자회사인 SK엠앤서비스 등 비핵심 계열사 3곳을 삼구아이앤씨에 매각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지역 거점에 100메가와트(M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한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DC)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6만장이 들어가는 규모다. SK텔레콤은 향후 기가와트(GW)급 이상으로 규모를 확장하는 계획이 담긴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전략 실행을 추진 중이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지난 17일 SK케미칼이 보유한 울산 남구 횡성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약 283억원에 매입했는데, 여기에 1만9834㎡(약 6000평)의 부지에 100MW급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용 GPU로 엔비디아의 'H200'보다 효율이 높은 차세대 제품 '블랙웰'을 올해 3·4분기 내 도입하기로 했다.
KT는 호텔·부동산 등 비주력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숙박업 호황으로 호텔 등의 몸값이 올랐을 때 처분해 AI 투자금 마련 등에 쓰겠다는 구상이다. KT 부동산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는 5성급 △안다즈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서울동대문 △르메르디앙 앤 목시서울명동과 3성급 신라스테이 역삼 등 5곳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비주력 자산 유동화 작업은 김영섭 KT 대표의 의지가 강하다. 본업인 통신과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AICT) 경쟁력 향상에 주력하는 게 성장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수익이 낮은 유휴부지 부동산 등은 제값을 받고 잘 팔아서 그걸 본업에 쓰는 방안을 준비·고민하는 건 경영진이 해야 할 마땅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비주력 콘텐츠 사업 비중을 줄이고, AI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브레드이발소’ 지분 1500주(3.9%)를 전량 매각해 투자금 10억원을 회수한 가운데 콘텐츠 사업을 전담하는 2022년 신설 조직 '스튜디오 엑스플러스 유(STUDIO X+U)'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의 목표인 AI 수익화 전략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까지 지속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AI와 무관한 사업을 정리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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