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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상호관세 유예되더라도 美中협상 안되면 타격" [한미 2+2 통상협의]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7 10:00

수정 2025.04.27 19:53

협상 테이블 오른 환율 문제에
"재무당국 간 별도 논의 긍정적"
최상목, 한 대행 대선 출마설에
"불확실성 낮아지길 바란다" 언급
한미 통상협의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화상으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통상협의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화상으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워싱턴(미국)=이보미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드라이브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이 안되면 다른 나라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가 더 연기되더라도 경제적인 비용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이 환율 문제를 재무당국 간 별도로 논의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 이슈와 분리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통령 선거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불확실성이 낮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공급망에서 배제 어려워"

이 총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중국이 전 세계의 공장 역할을 꽤 오래 해왔기 때문에, 중국을 건드리지 않고 무역을 돌아가게 할 물건이 많지 않다"며 "현실적으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고 무역을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 세계가 중국과 많이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에서 논의된 시나리오 중 상호관세가 계속 유지되는 경우와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대한 관세가 90일 뒤 없어지는 경우 사이에 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었다"며 "이는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율이 25%이든 아니든, 중국에 대한 관세가 훨씬 높아지고 이에 따라 중국이 보복한 효과가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 면제 효과를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중 협상 전망에 대해 "어쨌든 미중 간 합의가 이뤄져야 전 세계가 편안해지지 않겠나. 전망이라기보다는 바람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별도 논의 긍정적"

한국과 미국이 2+2 통상 협의 과정에서 환율 문제를 재무당국 간 별도로 논의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환율이 통상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쁘지 않은 뉴스"라며 "정치적 이슈와 분리돼 기술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미국 재무부는 환율을 다루는 전문가 집단으로, 한국이 원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고 있는지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며 "환율은 정치화되기 쉬운 이슈인데, 기술적 이해를 갖춘 부처끼리 전문적으로 논의하는 틀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 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4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관세 협상에서 환율 문제를 재무부와 기재부 간 별도 채널로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이 총재는 '2+2 협의'의 주요 성과로 △협상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했다는 점 △'협상 방식'에 대해 양국이 이해를 맞췄다는 점 △한국 내 최종 합의가 새 정부에서 이뤄질 것임을 미국이 이해한 점을 꼽았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 총회를 관통한 키워드로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는 "IMF조차 세 가지 시나리오를 동시에 제시하는 이례적인 상황이고, 일본은행 총재도 '이런 불확실성은 처음 본다'고 할 정도"라며 "한국은행도 역시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베이스라인 전망조차 설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금융시장이 가격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기능을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리세션(경기 침체)이나 금융 불안이 심화될 경우 주요국들의 재정 여력 약화로 적극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 권한대행으로부터 대선 출마에 대한 언질을 받은 게 있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하며 "불확실성이 낮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 대행체제 반복이 외국인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이르면 오는 30일 사퇴하고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의 사퇴가 현실화되면 최 부총리는 한달여 만에 다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게 된다.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통과를 비롯해 미국과의 통상 협의 시작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경제 수장인 최 부총리가 권한대행직을 넘겨받으면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에 집중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최 부총리는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평가를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말을 아꼈다.

최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안 증액과 관련해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최근 나타나는 경제 지표들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수든 수출이든 단기적으로 어려운 부분에 효과가 있는 사업들을 좀 더 발굴해 포함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spring@fnnews.com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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