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 보수제 논란 이어 재점화
"중개보수 예측 가능해야"
소비자도 중개업계도 공감대
"중개보수 예측 가능해야"
소비자도 중개업계도 공감대

"임장크루(임장족) 강사들은 자기 돈벌이를 위해서 남의 시간과 노력을 쓰는 셈이다. 집을 보려면 오천원이든, 만원이든 임장비를 받도록 해야 한다."(부동산중개업 관계자)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종호 공인중개사협회장이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임장 기본 보수제'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중개사들은 실매수 계획이 없지만 부동산 정보를 얻기 위해 공인중개소를 찾는 이른바 '임장크루' 문화로 인해 중개사·매도인·세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 동작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실제로 집을 살 것도 아닌데 삼삼오오 집 안을 보겠다고 오면, 집주인이나 세입자는 시간 맞추고 청소하는 게 일"이라며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협회가 지난 2021년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주택 계약이 1건 성사될 때 평균 현장 안내 횟수는 18.07회로 집계됐다. 이는 임장비 도입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근거 중 하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실수요자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 매수를 준비 중인 A씨는 "집 볼 때마다 돈을 내면 좋은 집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임장족과 실제 매수자를 구분하기도 어려울 텐데, 애초에 임장비 도입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중개보수 정액제'나 '정률제'도 재점화되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임장비를 받을 거면 중개수수료 정액제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 중인 B씨는 "5억원 집이나 20억원 집이나 업무는 똑같은데 중개보수가 4배 차이 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중개수수료는 매매가 2억원~9억원 미만 주택은 0.4%, 9억원~12억원 미만은 0.5%, 12억원~15억원 미만은 0.6%, 15억원 이상은 0.7%가 상한요율이다. 상한요율 이내에서 중개의뢰인과 공인중개사가 협의할 수 있다.
다만 임장비와 달리 중개보수 정액제나 정률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중개업계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중개보수를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정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모든 서비스업은 금액이나 요율이 정해져 있어야 서비스 이용이 용이하다"며 "소비자들도 중개보수 예측이 가능해져서 자금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주택 가격과 관계없이 중개보수를 획일화하자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가격이 높고 큰 규모의 부동산일수록 자금조달계획 등 체크할 사항이 많고 업무가 복잡해진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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