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지구' 패션산업도 바꿨다
[파이낸셜뉴스]이른 폭염이 지구촌을 달구면서 패션 트렌드와 산업도 바꿔놓았다. 전 세계적으로 여름이 더 길어지고 더 무더워지면서 일찌감치 여름옷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에어리즘 같은 냉각 원단이나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가벼운 의류 등을 개발하는 등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판매할 수 있는 의류 재고를 늘리고 있다. 또 3월에 여름 옷을 출시하는 등 변화에 맞추고 있다.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티셔츠와 자외선 제품, 브라톱, 기능성 의류인 에어리즘 등 "여름 아이템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카자키 CFO는 "레이어링(겹쳐 입는 것)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전 세계적인 트렌드인 것 같다고 했다. 낮과 밤의 큰 일교차에 익숙해진 유럽인들이 얇은 겉옷을 겹쳐 입는 경향이 생겨났는데 날씨 변화가 극심해지면서 이런 트렌드가 아시아에도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례적인 폭염에 소비자들이 여름 의류 구매를 앞당기면서 3월부터 5월까지 여름용 제품의 글로벌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분기(3~5월) 순이익은 1055억엔(약 98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 감소했지만, 매출은 7.7% 증가한 8260억엔(약 7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순이익은 10% 증가한 4100억엔(약 3조84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다만 소비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는 매출이 5% 감소했다.
유니클로는 중국 내 매장 확장 대신 수익성 낮은 매장은 폐쇄하고 입지가 좋은 상권 등에 대형 집중 매장을 여는 전략을 펴고 있다.
또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되면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할 방침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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