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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반대하는 결혼했다고..젊은 부부 '명예살인' 영상에 파키스탄 수사 나서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2 07:33

수정 2025.07.22 09:10

파키스탄에서 가족의 뜻에 반해 연애결혼했다는 이유로 젊은 부부를 살해하는 '명예살인' 영상 장면. 가운데 남성이 왼쪽의 여성 희생자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사진=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 엑스(X·옛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파키스탄에서 가족의 뜻에 반해 연애결혼했다는 이유로 젊은 부부를 살해하는 '명예살인' 영상 장면. 가운데 남성이 왼쪽의 여성 희생자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사진=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 엑스(X·옛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파키스탄에서 가족의 뜻에 반해 연애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젊은 부부가 '명예살인'을 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서 한 젊은 부부가 현지 전통 부족회의(지르가)의 지시에 따라 총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전날 당국은 영상과 관련해 용의자 1명을 체포하고 나머지 관련자들을 전원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영상에는 남성 10여명이 픽업트럭 등에 타고 젊은 커플을 사막으로 끌고 간 뒤 총을 쏴서 살해하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해당 영상은 가해자들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유하며 "이들이 연애결혼을 해 1년 반 동안 숨어 지내다가 결국 발각됐다"면서 지르가가 이들을 속여서 돌아오게 한 뒤에 사형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주 정부는 영상의 장소, 등장하는 부족과 개인들의 신원이 확인됐다며 경찰이 이들을 체포하기 위한 수색 작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르프라즈 부그티 발루치스탄주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테러법에 따라 사건이 접수됐고 용의자가 체포됐다"며 "이 극악무도한 사건을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키스탄에서는 집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등의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살해하는 명예살인이 자주 발생한다.


인권단체 파키스탄 인권위원회(HRCP)에 따르면 지난해 파키스탄에서 확인된 것만 최소 405건의 명예살인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여성 약 1000명이 살해되는 등 대다수 희생자가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2016년 희생자의 가족이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을 일부 폐지하는 등 명예살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으나 근절되지 않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