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생산자물가 석달만에 반등
축구장 3만개규모 산지 침수 피해
고추·수박·딸기 등 생산량 줄듯
유통업계는 대체산지 찾기 주력
李대통령, 신속한 물가대응 지시
축구장 3만개규모 산지 침수 피해
고추·수박·딸기 등 생산량 줄듯
유통업계는 대체산지 찾기 주력
李대통령, 신속한 물가대응 지시
■배추 31.1%, 돼지고기 9.5% 올라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6~19일 내린 집중호우로 축구장 3만4000개 면적의 농작물이 물에 잠긴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중남부 산지를 중심으로 고추·논콩·벼를 비롯해 수박, 딸기 등 여름 과채류의 침수 피해가 집중됐다.
농산물 가격의 기초 지표인 생산자물가도 이상기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하며 석달 만에 반등했다. 특히 배추가격은 31.1%, 돼지고기 9.5%, 달걀은 4.4% 상승하며 농림수산품 지수가 전월 대비 0.6% 올라 전체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은은 "봄배추 출하 후기와 이상고온, 폭우 등의 여파로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계에선 폭우 여파로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남·충남 지역 침수 피해가 커 수급에 차질이 있을 것 같다"며 "상품기획자(MD)들이 모두 현장에 가서 대체 산지 확보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급난이라고 할 정도의 물량 부족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작황에 비가 영향을 준 만큼 시세가 오를 수 있고, 폭우 이후 급격히 더워지면 병해 발생 우려도 커지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대체 산지 확보 안간힘
침수 피해로 농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유통업계는 대체 산지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강원 양구·봉화·영양 등 해발 300m 이상의 고산지 수박인 '산(山)수박'을 조기 투입하고, 충청·경기 산지의 애호박과 오이 물량이 소진되기 전 강원도로 산지를 신속히 전환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산기슭에서 자란 산수박은 당도 11브릭스 이상을 선별해 판매하며, 전년 대비 물량도 20~30% 확대했다. 또 껍질이 두꺼워 침수에 강한 '씨 없는 수박'도 조기 운영에 돌입했다.
GS더프레시는 수급 불안에 대응해 폭염 피해가 작은 북부·중부 지역 산지에서 농산물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던 와중에 폭우까지 겹치면서 생육이 극도로 악화된 데다 여름 장마 후에는 병충해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며 "8월 중순까지는 수급 불안과 가격 불확실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바구니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농산물 가격이 요동치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소비진작을 위한 쿠폰 지급이 시작됐지만, 최근 수박·고기 등 생활물가가 체감상 지나치게 오른다는 반응이 많다"며 물가 관리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각 부처에 추가 소비진작 프로그램 마련도 함께 주문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김동찬 서영준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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