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이직 줄고 기업은 인재 못 구해… ‘대잔류 시대’ 채용도 변화

신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23 18:15

수정 2025.07.23 18:14

재작년 기업간 이동자 수 4.1%↓
인력수급 어려워지며 채용 정교화
두들린, 채용관리 솔루션 ‘그리팅’
채용데이터 분석해 적합인재 찾아
디웨일, AI 기반 직원 피드백 도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지난해 상반기 수도권에 본사를 둔 A사는 3개월 간 두 차례에 걸쳐 인사담당자를 뽑는 채용 공고를 냈다. 이력서는 200통 넘게 쌓였지만, 끝내 '적합 인재'를 찾지 못했다. 막대한 시간과 인력을 들이고도 빈자리만 남은 셈이다. 결국 A사는 채용 데이터를 분석해 전략을 바꿨다. 어떤 경로로 온 지원자가 채용 전환율이 높은지, 어떤 요인이 면접 탈락률을 높이는지 면밀히 따졌다.

또 지원자 설문을 통해 불만 요인을 걸러냈다. 변화는 곧 효과로 이어졌다. 재공고한 채용은 두 주 만에 마감됐고, 최종 입사자도 조직에 빠르게 안착했다.

정확하게 채용하고 공정하게 관리하는 방식이 인재 경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동하지 않는 직원이 늘고 새로 뽑기도 어려운 '대잔류(Big Stay)'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3일 통계청의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취업자는 2857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5만9000명 늘었다. 이는 2023년 증가 폭(31만4000명)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또한 '2023년 일자리 이동 통계'를 보면 기업체 간 이동자 수는 전년 대비 4.1% 줄어든 395만1000명이었다. 반면 동일 기업체 유지자는 2.9% 늘어난 1854만8000명이었다.

이같이 취업문이 좁아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고연차·고스펙 중심의 경력직 채용 관행, 경기 침체로 인한 신입 축소, 인공지능(AI)의 저연차 대체 현상 등이 맞물렸다.

이처럼 이직은 쉽지 않고 잔류자의 불만은 누적되는 탓에 직원은 나가지 못하고, 기업은 뽑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인사 전략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효과적인 직원 관리를 위해 관련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채용관리 솔루션 '그리팅'을 운영하는 두들린은 최근 채용 성과 분석 기능을 강화했다. 공고별 지원 추이, 채널 전환율, 채용 단계별 소요 시간 등을 시각화해 병목 구간을 진단할 수 있다. 지원자 설문조사 기능 '폼'도 채용 과정의 개선에 활용된다. 현재 넥슨, 컬리, 현대오토에버 등 기업 7000여곳이 그리팅을 통해 채용을 고도화하고 있다.

직원이 떠나지 않는 시대엔 '유지'보다 '관리'가 더 중요해지기도 한다. 성과관리 플랫폼 '클랩'을 운영하는 디웨일은 AI 기반 피드백 기능을 도입했다. 협업량 데이터를 분석해 피드백 상대를 자동 추천하고, 평가자 간 결과 편차가 클 경우 '캘리브레이션' 기능으로 조정 가능하게 했다.


해외 인재 관리를 겨냥한 리모트의 'Remote Perform'도 비슷한 흐름이다. 국가별 평가 기준이 다른 다국적 인력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개인 성과기록 기능, 피드백 자동화 기능 등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 인재 채용은 어렵고, 내부 직원의 이탈은 막아야 하는 이중고 속에서 기업들은 인사전략의 재정의를 요구받고 있다"며 "채용부터 성과, 유지, 이직 방지까지 전 주기에 걸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