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마이크론 ‘깜짝 가이던스’..D램 가격 회복에 반도체株 모멘텀 재점화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4 15:06

수정 2025.08.14 15:05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건설 중인 뉴욕 메가 팹. 뉴시스 제공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건설 중인 뉴욕 메가 팹.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이 모멘텀을 되찾고 있다. 서버를 중심으로 한 D램 수요 급증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서버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가격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11일(현지시간) 회계연도 4·4분기(6~8월) 매출 전망을 기존 104억~110억달러에서 111억~113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2.35~2.65달러에서 2.78~2.92달러로 끌어올렸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은 “서버를 중심으로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들의 D램 초과 발주가 확인됐다”며 “DDR4 생산 종료와 DDR5 전환 과정에서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데이터센터 투자가 동반 확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론 가이던스 상향의 핵심 배경은 AI 수요 확대다. AI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GPU, HBM 중심의 AI 서버뿐 아니라, 데이터를 저장·전처리·검색하는 일반 서버 수요도 덩달아 증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AI 모델이 생성한 결과를 수천만명의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 병목을 줄이기 위해 일반 서버 확충이 불가피하다”며 “이에 DDR5와 eSSD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CSP 기업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설비투자(Capex) 전망치를 상향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AI 관련 인프라 확충이 GPU, HBM뿐 아니라 DDR5, eSSD 기반의 일반 서버와 스토리지 서버 투자로 확산되면서, 메모리 전방 수요가 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수익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D램 매출의 약 절반을 HBM에서 확보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HBM 매출이 안정적인 가운데, 일반 D램 가격 상승분이 추가 이익으로 직결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 사이클 선행에 따른 밸류체인 효과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D램 1c nm 공정 투자를 시작해 장비·소재 업체로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전공정 장비 커버리지 내에서는 D램 노출도가 높은 수혜주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채 연구원은 "D램 가격 반등과 최근의 반도체 품목 관세 리스크 해소가 맞물릴 경우,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에 걸쳐 실적과 주가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