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두 번의 쿠데타와 세 번의 사법리스크에도 살아남은 태국 탁신家 이번엔?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5 15:49

수정 2025.08.25 16:04

패통탄 태국 총리, 29일 헌재 판결 앞둬
보수파 "패통탄, 총리직 유지하면 태국 무너질 것" 해임 자신
정부 신뢰도 4%까지 추락...후임 총리 후보 76세 고령에 인지도 낮아
조기총선 유력...태국 정계 불안정으로 경제 악화 우려 ↑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7월 1일(현지 시간) 국무회의 참석을 위해 방콕 정부 청사에 도착하면서 인사하고 있다. 태국 헌법재판소는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과 통화에서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한 패통탄 총리에 대한 해임 심판 청원을 받아들여 총리 직무를 정지시켰다. 2025.07.01.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7월 1일(현지 시간) 국무회의 참석을 위해 방콕 정부 청사에 도착하면서 인사하고 있다. 태국 헌법재판소는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과 통화에서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한 패통탄 총리에 대한 해임 심판 청원을 받아들여 총리 직무를 정지시켰다. 2025.07.01.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하노이=김준석 특파원】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장과(전 총리)의 '자국군 험담' 논란으로 직무정지된 패통탄 친나왓 총리의 거취가 오는 29일 태국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결정되는 가운데, 태국 정계가 시계 제로에 빠졌다. 이번 판결이 정국 불안으로 직결된다면 투자 신뢰와 정책 연속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태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25일 태국 타이포스트와 방콕포스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29일 태국 헌재는 패통탄 총리에 대한 윤리 위반 혐의 사건을 판결할 예정이다. 앞서 패통탄 총리는 지난달 훈 전 총리와 통화하면서 그를 ‘삼촌’이라 부르며, 캄보디아 접경 지역을 담당하는 태국군 제2군 사령관을 "반대편 사람" "그는 멋있어 보이고 싶어 한다" "그가 하는 말은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의 말로 험담을 한 전화 통화가 유출된 바 있다.

당시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에서 태국과 캄보디아군이 소규모 총격전을 벌여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하는 등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에 빠지는 상황에서 태국 야당을 비롯한 일부 세력은 교전 상대국에게 외교·안보 기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솜차이 스와엑칸 전 상원의원은 24일 타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앞서 불명예 퇴진한 세 총리의 잘못을 합친 것보다 패통탄 총리의 잘못이 더 무겁다"며 "만약 총리가 직위를 유지한다면 태국이 무너질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솜차이 전 의원은 최근 퍼진 '헌재에서 5대4 판결을 내려 간신히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란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국가 안보가 걸린 만큼 가능성이 없다"며 확신했다.

여론조사에서도 파통탄 정부 신뢰도는 4%까지 추락하는 등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총리가 해임되거나 사퇴할 경우 의회가 새 총리를 선출해야 하며, 결국 조기 총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탁신가가 주축인 여당 푸어타이당은 전 법무장관 차이까쎔 니티씨리를 패통탄 해임 시 카드로 고려 중이지만, 고령인 나이(76세)와 대중적 인지도와 리더십에 한계가 있어 조기 총선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누틴 전 내무장관이나 쁘라윳 전 총리 등 야권 및 중도 세력이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프린야 타에와나루밋쿨 탐마삿대 법학과 교수 외신에 "새로운 선거는 2026년 중반 또는 그 이전에 반드시 실시될 것"이라면서 "여당인 푸어타이당이 다음 선거에서 다시 유권자의 표를 얻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한편, 두 번의 군사 쿠데타와 세 번의 법원 판결에도 살아남으며 세 번의 정부와 다섯 명의 총리를 배출한 친나왓 가문의 운명이 법원 손에 달렸다. 패통탄 총리의 해임건 외에도 푸어타이당의 실질적 당수이자 패통탄 총리의 부친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내달 9일 탁신 전 총리는 'VIP 수감 논란' 관련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앞서 15년간의 해외 도피 생활 끝에 2023년 8월 귀국한 탁신 전 총리는 징역 8년 형을 받고 수감됐지만, 곧바로 경찰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사면으로 형량이 1년으로 줄었고, 수감 6개월 만에 가석방됐다.
하지만 탁신 전 총리가 병원에서 수감생활을 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청원이 나왔고, 대법원 판단에 따라 다시 복역할 수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