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인권위원 선출안 부결에 국회 보이콧 선언…與野 충돌

국민의힘 추천 인권위원 선출안 민주당 반대로 부결
국힘 "다수당에 의한 독재" 반발
"상임위 및 예결위도 참석 않을 것"
민주당 "반인권적 인사 인권위원으로 추천" 지적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묻지마식 의회폭주 민주당식 협치파괴'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서 당이 추천한 인권위원 2명에 대한 선출이 표결을 통해 부결된 뒤, 이에 반발해 퇴장한 뒤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비상임위원 선출안이 부결되자 사실상 국회를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일각에서는 장외투쟁까지 거론되면서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파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오는 28∼29일 연찬회에서 향후 투쟁 방법에 대한 의견을 모을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서 이상현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교수와 우인식 법률사무소 헤아림 변호사를 각각 국가인권위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으로 선출하는 안건이 부결되자 규탄대회를 갖고 국회 일정을 일단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는 국회를 일방적으로 폭주하는 민주당과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강력히 반대하며 국회 운영에 일절 협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어 "오늘 본회의장에서 우리는 전부 철수했다"며 "다른 상임위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예결위도 당연히 참석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 당이 추천한 두 분의 위원 후보를 통과시켜주고 합의 처리하도록 양해가 어느 정도 돼 있는 상태였는데 오늘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말은 앞으로 우리 당이 추천할 수 있는 몫의 어떤 국가 공직 자리에 대해서도 자기들 잣대에 맞지 않으면 전부 부결시키겠다는 일방적 통보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당론 없이 자율투표를 진행했지만 대부분 반대표를 던지면서 인권위 상임위원·비상임위원 선출안은 부결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추천한 인권위원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이 민주당 반대로 부결되자 강하게 반발하면서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본회의장 퇴장에 앞서 공개 발언을 신청하고 "민주당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은 '이제 대한민국 국회에 더이상 야당은 없다'라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본인들 뜻에 맞지 않는다고 사상 검열을 하고 사람을 매도하면서 부결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법이 각 정당의 추천권을 인정한 것인데,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이제 아무것도 못하는 건가"라며 "바로 그것이 여러분들이 그토록 분노했던 독재다. 여러분의 행태가 다수당에 의한 독재라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서미화 민주당 의원은 의사발언을 통해 "국민의힘은 한 달 전과 똑같이 인권의 옷을 입을 수 없는 반인권적 인사들을 인권위원으로 추천했다"며 "그러고도 뻔뻔하게 부결됐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고 맞섰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국가인권위법 1조를 보면 기본적인 인권 보호와 민주주의 질서 확립이 설립 목적"이라며 "적어도 여기에는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을 옹호한다던지 이런 분은 추천하면 안된다"고 했다.

[e-mail]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