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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놈 장관 "추방될 것"vs 외교부 "자진출국"..구금 한국직원 엇갈린 해법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9 06:17

수정 2025.09.09 06:19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 3월 26일(현지 시간) 엘살바도르 테코루카의 테러리스트 구금 센터에서 시설을 견학하고 있다. AP뉴시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 3월 26일(현지 시간) 엘살바도르 테코루카의 테러리스트 구금 센터에서 시설을 견학하고 있다.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미국 국토안보부(DHS)의 크리스티 놈 장관이 구금된 조지아공장 한국인 직원들이 "추방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강제 출국이 아닌 자진출국으로 협상을 벌여온 우리 정부 입장과 상반된 발언이라는 점에서 한미간의 의견 충돌이 우려된다.

강제 추방의 경우 자진출국과 달리 미국 재입국 제한 등 큰 불이익이 따른다.

놈 장관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정보 동맹) 국토 안보 담당 장관 회의에서 "조지아에서의 그 작전을 통해 구금된 개인들 다수에 대해 우리는 법대로 하고 있다. 그들은 추방(deported)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소수는 최종 퇴거명령(removal order) 시한을 넘겼다"면서 "여기(미국)에 있는 것 이상의 범죄 활동을 했는데 그들은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놈 장관이 언급한 범죄 혐의자들이 한국인인지는 불분명하다.

지난 4일 미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175명은 한국인이 아닌 타 국적 직원들이다.

반면 한국 외교부는 여전히 구금된 한국 직원들을 전세기를 통해 이르면 10일 자진 귀국 시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기중 미국 워싱턴 총영사는 이날 한국인 석방 진행 상황과 관련해 "미국 측에서 협조를 잘해줘서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원만하게 진행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조 총영사는 이날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전세기에 태워 한국으로 보내려면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행정적·기술적 상황이 많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금된 직원들이 자진출국할 경우 '5년 입국 제한' 등 불이익이 없을지에 대해선 "미국에 이미 있는 제도라 그 제도를 참고하면 된다"며 "자진출국이라서 5년 입국 제한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구금시설 내 직원들을 만나 출국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한다. 조 총영사는 "다시 우리 국민들을 만나 뵙고 전세기 탑승에 필요한 절차를 구체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직원들은 포크스턴 구금시설 및 스튜어트 구금시설(여성 직원)에 닷새째 구금된 상태다.
외교부는 250명에 대한 개별면담을 마쳤다고 전날 밝혔다.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가 8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의 이민단속으로 체포된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수감돼 있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가 8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의 이민단속으로 체포된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수감돼 있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