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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손에 피임장치?"…피임 뚫고 태어난 아기, 어떻게 가능했나 [헬스톡]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2 04:00

수정 2025.10.02 08:07

99% 피임 효과를 보이는 자궁내장치(IUD, intrauterine device)를 사용하던 여성이 의도치 않게 임신을 하고 이후 태어난 아기의 모습이 화제다. 아기 사진=병원 SNS
99% 피임 효과를 보이는 자궁내장치(IUD, intrauterine device)를 사용하던 여성이 의도치 않게 임신을 하고 이후 태어난 아기의 모습이 화제다. 아기 사진=병원 SNS

[파이낸셜뉴스] 99% 피임 효과를 보이는 자궁내장치(IUD, intrauterine device)를 사용하던 여성이 임신을 하고 이후 태어난 아기의 모습이 화제다. 신생아가 출산 직후 엄마의 자궁 안에 있던 T자형 피임기구를 잡고 있는 사진이 공개된 것이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네롤로피스 사그라도 코라상 지저스 병원에서 태어난 남자 아기, 마테우스 가브리엘이 그 주인공이다.

엄마 케이디 아라우호 지 올리베이라는 약 2년 전부터 구리 자궁내장치를 삽입해 피임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정기 검진에서 예상치 못한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자궁 내에 위치한 장치를 제거하는 것은 유산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의료진은 그대로 두고 임신을 관리했다. 이 과정에서 산모는 출혈과 태반 부분 등 합병증을 겪었지만 다행히 아기는 건강하게 출산됐다.

이와 관련해 해당 사진은 출산 당시 의료진이 엄마의 자궁 안에 있던 구리 자궁내장치(IUD)를 함께 꺼낸 후 담당 산부인과 의사 나탈리아 로드리게스 박사가 '상징적 장면'이라며 아기의 손에 그 장치를 쥐여주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치가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 베트남서도 유사한 사례 보고

해당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베트남 하이퐁 국제병원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당시 산부인과 의사 쩐 비엣 푸엉은 "장치가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 효과가 떨어진 것이 임신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자궁내장치는 구리를 방출해 정자의 운동성을 떨어뜨리고 착상을 방해함으로써 약 99%에 이르는 높은 피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한 번 삽입하면 5~10년간 사용할 수 있어 장기 피임 방법으로 널리 쓰인다. 다만 자궁 내 위치가 변하거나 탈출하는 경우, 피임 효과가 저하돼 임신이 가능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IUD가 고효율의 피임법이지만 드물게 실패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환자들이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