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런던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성이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지 며칠 만에 심정지로 쓰러져 10분간 임상적 사망 상태에 빠졌다가 강력한 심폐소생술로 회생한 사실이 알려졌다. 검사 결과, 이 남성의 신체 85% 이상이 혈전(피떡)으로 막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8월 말, 런던 롬퍼드에 거주하는 매슈 앨릭 씨(42)는 심각한 호흡 곤란과 발 부종 증상을 겪었다. 그는 구급차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했으며, 의료진은 제세동기와 집중적인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해 가까스로 그를 소생시켰다.
앨릭 씨는 약 10분간 임상적 사망 상태를 겪은 뒤 3일 동안 혼수상태에 머물렀다.
혈전들 전신으로 확산, 신체 85% 피떡으로 막힌 심각한 상태
이와 관련해 정밀 검사에서 그의 심장과 폐에 크리켓공만 한 거대 혈전 다수가 발견됐다. 이 혈전들은 전신으로 확산해 신체의 85%가 피떡으로 막힌 심각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여러 차례의 응급 수술로 혈전을 제거했고, 그는 3일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
소생 과정에서 시행된 CPR은 내출혈을 유발할 정도로 강력했으나, 결과적으로 그가 다시 호흡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이후 추가적인 수술과 치료를 거쳐 건강을 되찾았다.
앨릭 씨는 심정지 이후 실직, 경제난, 가족 건강 문제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경험이 삶의 관점을 바꿨다"며 "이제 은혜를 돌려줄 차례"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혈액재단(Blood Foundation)'과 협력하며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는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호흡과 순환에 치명적인 장애 유발
폐색전증은 혈관 내 혈전이 혈류를 따라 이동해 폐동맥을 막는 급성 질환으로, 호흡과 순환에 치명적인 장애를 유발한다. 이 질환은 대부분 다리나 골반의 깊은 정맥에서 발생한 혈전이 폐로 이동하는 심부정맥혈전증에서 기인한다. 혈전이 폐동맥을 막으면 산소 교환이 불가능해져, 심각한 경우 수 분 내에 사망할 수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폐색전증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40~70명 수준이다. 고령화, 비만 인구 증가, 장시간 비행, 수술 후 회복기(부동 상태) 등의 요인으로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19 감염 후 혈전 생성 위험이 높아져 발생률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폐색전증 주요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흉통, 빈맥, 어지럼증, 입술이나 손끝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폐렴이나 심근경색과 유사해 오진 가능성이 있다. 혈전이 폐혈류를 대부분 막으면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치료받지 않을 시 사망률은 약 30%에 이르지만, 조기 진단 및 항응고 치료 시 8%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치료는 더 이상의 혈전 성장과 생성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둔다. 헤파린, 와파린 등의 항응고제가 사용되며, 위급 시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카테터로 혈전을 직접 제거하기도 한다.
폐색전증은 예방이 중요하다. 장시간 비행기 탑승이나 수술 후에는 다리를 자주 움직여주고, 압박스타킹 착용 및 충분한 수분 섭취가 권고된다. 또 피임약이나 호르몬 치료는 혈전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관련 가족력이나 병력이 있는 여성은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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