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비행기 멈추고, 中은 AI 멈춘다"…세계는 어떻게 대학에 가는가 [다름으로 이해하다]
한 방에 모든 걸 거는 나라, 누적평가로 분산시키는 나라…둘을 섞어 쓰는 한국
[파이낸셜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55만명이 응시한 13일 한국에서는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고사장 앞에 학부모와 후배들의 응원 열기가 이어졌고, 영어 듣기 시간이 되자 항공기 이착륙이 멈췄다. 그러나 시험으로 인해 국가가 잠시 속도를 늦추는 이 풍경은 세계적으로 보면 특이한 축에 속한다. 주요 국가들의 대학 입시 구조는 한국과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공정성 확보를 위한 국가적 통제도 강력하다. 시험장 주변에는 드론·전파차단 장비가 배치되고,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문제 사진 인식·풀이 기능 등 일부 AI 서비스를 시험 기간에 제한한다. 가오카오는 농촌·저소득층 학생에게 가장 전형적인 사회적 상승 통로로 여겨질 만큼 시험의 무게감이 크다.
도쿄대·교토대 등 상위권 대학은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며, 학생들은 고교 수업과 주쿠(사교육)·요비코(재수학원)를 오가며 장기간 대비한다. 경쟁은 치열하지만 평가가 분산돼 있어 중국처럼 '단 하루'에 운명이 갈리진 않는 구조다.
모든 전공이 완전히 개방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의학·약학 등 일부 인기 전공을 제외하면 상당수 전공은 별도 경쟁 없이 지원·진학이 가능하다. 대학 등록금 역시 대부분의 주에서 면제된다.
다만 프랑스의 본격적인 선발 경쟁은 엘리트 양성 기관인 그랑제콜 진학 과정에서 시작된다. 그랑제콜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고교 졸업 후 2~3년간 프레파라는 고강도 예비반에서 공부하고, 이후 전국 단위의 고난도 필기·구술시험을 거친다. 최상위권 그랑제콜의 합격률은 극히 낮아, "프랑스의 입시는 대학이 아닌 그랑제콜 준비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시는 중국 가오카오와 유사한 단일 시험 중심 모델이다. 상당수 전형에서 수능 성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상위권 경쟁에서는 시험 당일 컨디션과 한 문제의 실수가 당락을 결정하기도 한다. 수능 당일 전국의 교통·학교 일정, 항공 운항까지 시험 시간에 맞춰 조정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수시는 일본·프랑스식의 누적·분산평가 모델과 가깝다. 고교 3년간의 내신 등 장기간 축적된 기록이 평가의 중심이 되는 것은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이후 파르쿠르십 방식과 비슷하고, 수능 이후에도 논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응시해야 하는 것은 일본의 2단계 입시 구조와 유사하다.
결국 한국은 객관성과 공정성이 우선시되는 시험 중심 사회이면서도, 동시에 학교생활의 성실성과 장기적 학업 성취를 평가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국가라고 볼 수 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