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마라도나 재판으로 '셀프 다큐' 찍던 판사, 만장일치 탄핵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19 07:09

수정 2025.11.19 07:09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축구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 사망 사건의 과실 혐의로 기소된 보건 전문가 재판을 위해 훌리에타 마킨타시 판사가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산 이시드로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 2025.05.27 /사진=뉴시스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축구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 사망 사건의 과실 혐의로 기소된 보건 전문가 재판을 위해 훌리에타 마킨타시 판사가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산 이시드로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 2025.05.27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사망 사건을 담당하던 현직 판사가 재판 과정에서 몰래 다큐멘터리 촬영에 협조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됐다.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법관이 자신을 '주요 인물'처럼 연출한 영상에 등장한 사실이 알려지자 사법부는 즉각 심리를 중단하고 이미 진행된 공판까지 모두 무효 처리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대법원장이 의장을 맡는 탄핵 배심원단은 산이시드로 형사법원 소속 훌리에타 마킨타시 판사의 해임을 11명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마킨타시 전 판사는 마라도나 사망 사건 재판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신성한 정의' 제작에 참여한 인물로, 예고 영상에는 법원 복도와 사무실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는 장면이 포함돼 있었다. 촬영팀은 "판사와 합의된 촬영"이라고 주장했으나 검찰과 유족 동의 없이 방청석에서 심리 음성을 녹음한 사실까지 드러나 파문이 커졌다.



영상 공개 후 검찰과 마라도나 유족은 품위 유지 위반과 공정성 훼손을 제기했고, 사법부는 해당 판사를 즉시 직무에서 배제했다. 배심원단은 "사적 이해를 위해 재판을 오염시켰다"고 결론 내렸다. 이 결정으로 마킨타시는 향후 어떤 사법 직책도 맡지 못하게 됐다. 또 공무상 비밀 누설과 직권남용 관련 형사 절차도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마라도나는 2020년 뇌수술 후 자택에서 치료를 받던 중 심부전과 급성 폐부종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당시 의료진 일부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7명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혐의로 기소했다.
새 재판부가 구성된 이 사건은 내년 3월 17일부터 다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판사탄핵 #의료과실재판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