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램 '글로벌 왕좌' 되찾았다

3분기 세계시장 점유율 34.8%
SK하이닉스 제치고 1위 재등극

삼성전자가 올해 3·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큰 손인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12단 제품 납품을 시작한 데 이어, 범용 D램 가격 상승까지 이어지며 '메모리 왕좌' 회복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차이나플래시마켓(CFM)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4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34.8%로, SK하이닉스(34.4%)를 소폭 앞서며 매출 기준 1위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 SK하이닉스에 D램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두개 분기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37억9000만달러의 D램 매출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12.4% 성장했다.

마이크론은 22.4%의 점유율로 3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3·4분기 D램 매출은 139억4200만달러(약 20조40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크게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범용 D램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HBM 비트 단위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85% 급증하는 등 HBM이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퀄테스트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등 난항을 겪어 왔지만, 최근 HBM3E 납품을 공식화하고 HBM4(6세대) 샘플 제품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53억66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점유율 29.1%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35억36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5.8% 성장하며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키옥시아의 올해 3·4분기 낸드 플래시 매출은 20억46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8.1% 늘었고 시장 점유율 16.5%를 거뒀다. 샌디스크의 3·4분기 낸드 플래시 매출은 23억8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21.4% 성장하며 시장 점유율 12.5%로 4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론은 점유율 12.2%로 5위를 기록했다.

올해 3·4분기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체 규모는 584억5900만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중 D램은 400억37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24.7% 증가했고 낸드 시장은 16.8% 늘어난 184억2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업계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학습에서 추론 단계로 본격 확장되고 스마트폰과 PC 등 일반 소비자 기기에도 AI 기능이 탑재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CFM은 "AI가 학습 단계에서 추론 단계로 전환되고 대형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AI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mail]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