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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본궤도' 오른 삼성, 별동대 접고 메모리 개발실로 통합

정원일 기자,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27 18:07

수정 2025.11.27 18:07

삼성전자 조직개편 단행
기술력·고객사 확보한 HBM
기존인력 D램 소속으로 재배치
메모리 개발 담당 조직 신설해
낸드·솔루션·패키징까지 관할
HBM '본궤도' 오른 삼성, 별동대 접고 메모리 개발실로 통합
삼성전자가 지난해 신설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을 해체하고 연구인력을 D램 개발실 산하로 재배치한 것은 HBM 기술 경쟁력이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HBM3E(5세대) 판매 확대, HBM4(6세대) 개발 순항 등으로 기술 경쟁력과 고객 대응 기반을 확보한 만큼 초기 대응을 위해 가동해온 '별동대'를 해체하고 조직안정에 방점을 찍은 조치로 봐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HBM개발팀, 경쟁력 강화 이끌어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DS 임원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으로 메모리 개발 담당조직이 신설됐다. 해당 조직에선 기존 메모리사업부 산하 D램 개발실에 더해 낸드플래시, 솔루션, 패키징까지 총 4개 조직을 관할한다.

HBM 개발팀은 지난해 7월 신설된 지 1년4개월 만에 메모리 개발 담당조직으로 통합된다.

기존 개발인력을 D램 개발실 소속으로 배치하면서 HBM개발팀을 이끌던 손영수 부사장은 개발실 설계팀장을 맡는다. DS부문 메모리 개발 담당 총괄 임원에는 황상준 부사장이 선임됐다.

이번 조직개편은 삼성전자가 HBM 개발 기술력에 있어서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HBM 개발팀은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지난해 5월 말 DS부문장에 오른 뒤 약 한달 만에 생긴 조직이다. DS부문은 HBM 개발팀을 △표준 HBM △커스텀 HBM △HBM 프로덕트엔지니어링(PE) △HBM 패키징 등으로 세분화해 운영했다. 당시 SK하이닉스에 HBM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며 높아진 위기감에 내린 조치였다. 전 부회장은 당시 HBM3E 양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 10나노 4세대(D1a) D램 재설계 결정도 내린 바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부진하면서 올해 2·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이 32% 수준으로 SK하이닉스(38%)에 밀리며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만 하더라도 42%의 점유율을 확보했지만 1년 새 두자릿수 하락폭을 피하지 못했다.

■고객사 확보 순항…HBM4 기대감도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중반부터 HBM 개발팀을 주축으로 발 빠르게 시장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 시장의 주류 제품인 HBM3E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면서 AMD, 엔비디아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공식화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HBM3E의 판매 확대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DS부문은 올해 3·4분기 매출 33조1000억원을 기록,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3·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3E 판매 확대와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등의 수요 강세로 사상 최고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6세대 제품인 HBM4 개발도 순항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궤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를 경쟁사보다 한 세대 앞선 1c D램 기반으로 제조, 차별화된 성능으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HBM4 샘플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하는 등 준비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오는 2026년 글로벌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30%를 상회하는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내년 1·4분기 매출 93조1259억원, 업이익 17조617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7.6%, 163.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one1@fnnews.com 정원일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