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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전쟁 가열과 함께 D램 공급 쇼크 우려 커져...소비자 한숨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2 16:07

수정 2025.12.02 16:06

범용 D램 제품 가격 오름세 연말에도 계속 반도체 생산라인 이미 가동률 100%, "타이트한 공급 지속"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연합뉴스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가 기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이어 인공지능(AI)시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면서 D램 공급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공급처들의 수혜 기대감에 반해 비교적 마진이 낮은 일반 소비자향 D램은 공급 차질로 가격 인상 추세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의 가격의 오름세가 연말까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 PC에서 많이 채택하는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16기가비트(Gb) 제품도 이날 기준 개당 27 달러로 6달러 대였던 지난 9월과 비교해 석 달 만에 4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역시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8.1 달러로 전월 대비 15.7% 비싸졌다.

당장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리 살 걸 그랬다"며 곡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PC나 노트북에 들어가는 D램의 가격이 오른 것은 메모리 업체들의 핵심 수익원으로 HBM이 떠오른 영향이 크다. AI 수요로 HBM이나 서버용 D램 등 고부가 메모리의 주문이 급증하면서 생산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3·4분기 기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라인은 이미 가동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 급증하고 있는 HBM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선 장기적으로는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 자체를 키울 수 있겠지만, 당장은 생산라인을 전환할 수밖에 없다.

구글 TPU의 부상으로. 당장 메모리 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신 7세대 TPU에는 현재까지 출시된 주문형 반도체(ASIC) 중 가장 고용량의 메모리(192GB HBM3E)가 탑재됐는데, 이는 엔비디아 블랙웰(B200)의 메모리와 동일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범용 D램의 공급난 및 이에 따른 가격 인상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4분기 PC D램 계약 가격은 공급업체가 서버 클라이언트를 우선시함에 따라 급등했다"며 "공급 및 수요자 측 모두 현물 및 계약 가격이 상승하고 단기 공급 완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비용 압박으로 PC 가격 상승, 저가형 노트북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TPU든 GPU든 현재의 트랜스포머 AI 모델에서는 HBM 용량과 대역폭이 성능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며 "이에 따라 메모리의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