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위기의 부산 자영업… "청년유출로 2052년 15.4% 감소"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4 19:14

수정 2025.12.04 19:14

한은 부산본부 조사연구 보고서
2010년 이후 청년 순유출 이어져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두배 증가
1인 가구 급증에 소비여력 급감
청년층에 질 높은 창업기회 필요
위기의 부산 자영업… "청년유출로 2052년 15.4% 감소"
부산지역이 청년층 유출과 고령화 등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로 향후 자영업 규모가 15.4%가량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4일 한국노동연구원 안군원·구자현 부연구위원, 성신여대 김민경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부산지역 인구구조 변화가 자영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분석' 조사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부산에서 청년층 순유출이 이어지면서 청년인구 비중이 2010년 28.2%에서 지난해 21.1%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1.3%에서 23.9%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또 1인 가구 비중이 23.4%에서 36.4%로 급증해 전체 소비지출 규모가 축소되는 가운데 보건·식료품 등 필수재 소비 비중은 늘고 교육, 음식, 숙박 등 선택재 소비 비중은 감소하는 등 소비구조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산업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쳐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생산·부가가치·취업자 유발효과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실제 최근 부산의 자영업은 고령 자영업자 비중이 2010년 7.0%에서 2020년 14.2%로 높아졌고, 고용창출형 자영업이 감소하는 등 질적 구조 변화가 뚜렷했다.

또 지난 10여년 동안 폐업률이 개업률을 상회하는 구조가 이어졌으며, 최근에는 신생기업의 생존율도 하락세를 보여 부산 자영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숙박음식업에서 진입과 퇴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경쟁 과밀이 심화된 반면, 제조업은 개·폐업률이 낮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구·군별로는 인구규모가 작고 고령화율이 높은 중구·서구·동구 등 원도심 지역은 진입과 퇴출 모두 둔화된 반면, 최근 개발과 인구 유입이 활발한 해운대구·수영구 등은 개·폐업률 모두 부산 평균을 상회했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부산의 자영업 규모는 2023년 약 23만개에서 2052년 약 19만4000개로 15.4%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인구구조 변화폭이 상대적으로 작거나 인구가 덜 감소할 경우에는 자영업 감소 폭이 14.3%로 줄어들 수 있지만, 인구감소가 빨라지고 고령화가 급격해질 경우 감소 폭이 19.1%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인구구조 전환 속에서도 자영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청년층에게는 필요시 질 높은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중장년·고령층에는 디지털화, 업종 전환, 공동물류·마케팅 등 안전망 구축을 강화하는 등 연령대별 다층적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원도심 지역은 공실 활용, 상권 환경개선 등으로 활력 회복을, 신개발 지역은 안정적 운영과 스케일업을 뒷받침하는 지원이 적합하다고 제안했다.


보건·복지, 고령친화식품, 생활·의료서비스 등 성장 가능 산업을 부산 자영업이 선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