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의무 저버린 부모 상속 제한…채무자 "숨통 트여"
법조계 "취지는 공감…판례·운영 통해 정교화 필요"
법조계 "취지는 공감…판례·운영 통해 정교화 필요"
[파이낸셜뉴스]2026년 새해를 맞아 시행된 주요 사법제도 개편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구하라법'과 채무자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생계비 계좌' 제도가 대표적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행된 이른바 '구하라법'(민법 제1004조의2)은 부모 등 직계존속이 자녀가 미성년자였을 때 △부양 의무를 심각하게 저버리거나 △자녀 또는 그 배우자·자녀에게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또는 매우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에는 그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한다.
자녀는 생전에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밝힐 수 있고 유언이 없더라도 다른 공동상속인이 해당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구하라법은 그동안 부모가 자녀를 방임하거나 학대했음에도 자녀 사망 이후 아무 제약 없이 상속을 받아왔던 사례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다만 부양 의무 일부 이행 등 적용 기준이 모호한 사례에 대해서는 향후 판례를 통해 정리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종언 법무법인 존재 변호사는 "전형적으로 자식을 저버린 부모가 상속권을 주장하는 경우는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양육비를 일부 지급했거나 학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등은 법원이 판단 기준을 세워가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월 1일 시행 예정인 생계비 계좌 제도도 주목된다. 개정 민사집행법에 따라 채무자는 전 금융기관 통틀어 1개의 생계비 계좌를 정할 수 있고, 이 계좌는 압류가 금지된다. 해당 계좌에는 월 250만원 한도 내에서만 예치할 수 있다.
기존에는 금융기관별로 예금 현황이 분산돼 있어 압류 이후 생계비 해당 여부를 두고 분쟁이 잦았던 만큼, 이 같은 혼선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압류금지 생계비 기준이 185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현실적인 생활비를 반영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사백 법무법인 새별 변호사는 "생계비 기준이 상향돼 채무자의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채권자 입장에서도 금융기관별로 채무자의 전체 예금 상황을 정확히 알기 어려워 업무처리에 혼선이 있었던 부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도 상존한다. 향후 생계비 기준에 대한 상향 조정을 다시 논의할 경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취지다. 노종언 변호사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적절한 조치"라면서도 "생계비 기준이 한없이 올라가는 건 신용사회에서 채권자의 채권회수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재판기록 열람·복사 예약 신청 제도도 오는 2월부터 전면 시행된다. 이메일로 사전 신청이 가능해지면서 기록 열람을 위해 법원을 여러 차례 방문해야 했던 불편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실무 현장에서는 여전히 종이기록 중심의 열람·복사 방식이 유지돼 전자기록화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백 변호사는 "열람 복사 시 기록을 한장 한장 넘겨가며 복사하는 방식이 아직까지 유지되는 부분은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복사가 아닌 출력물로 전달이 가능한 부분은 출력 형태 교부를 허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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