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시간당 100㎜ 폭우·대관령 첫 폭염…2025년, 두 번째로 더웠다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6 15:19

수정 2026.01.06 15:19

기상청 '2025년 기후특성 분석 결과’ 발표
연평균기온 13.7도 역대 2위…폭염·호우 반복되는 기후 구조 선명
연강수량 평년 수준이지만 시간당 100㎜ 폭우 전국 15곳에 쏟아져
같은 해 다른 재난 '기후의 양극화'..."앞으로 반복될 기후의 예고편"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2025년은 우리나라 기상 관측 역사상 두 번째로 더운 해였다.

서울에서는 열대야가 46일이나 이어졌고, 고지대인 대관령에서는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이 나타났다. 가을 바다는 평년보다 1.4도 더 뜨거웠다. 전국 연 평균기온이 13.7도까지 오르며 고온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 강수량은 평년 수준이었지만, 시간당 100㎜를 넘는 호우가 전국 15개 지점에서 관측되며 폭염과 호우가 번갈아 반복되는 기후 패턴이 뚜렷해졌다.

‘얼마나 많이 오느냐’보다 ‘어떻게 몰아서 오느냐’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대관령도 사상 첫 폭염…‘고온의 상시화’

기상청 제공
기상청 제공

기상청이 6일 발표한 ‘2025년 기후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13.7도로 집계됐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적으로 확충된 1973년 이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역대 1위는 2024년(14.5도), 3위는 2023년(13.7도)로, 최근 3년이 모두 상위 3위를 차지했다.

이는 고온이 더 이상 특정 해의 이례적 사건이 아니라 상시적 조건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월평균기온이 역대 1~2위를 기록하며 여름과 가을의 경계가 사실상 흐려졌다. 연간 폭염일수는 29.7일로 평년(11.0일)의 약 2.7배에 달했다.

특히 이례적인 것은 대관령에서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이 발생한 것이다. 대관령을 포함한 강원 고랭지는 여름철에도 비교적 낮은 기온을 유지해 여름배추·무 등 고랭지 채소의 핵심 생산지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폭염이 고지대까지 확산되면서, 고랭지 농업이 전제로 삼아온 ‘여름에도 서늘하다’는 기상 조건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시간당 100㎜…‘폭우’ 반복, 길어진 가을비

강수량만 놓고 보면 2025년은 평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전국 연강수량은 1325.6㎜로 평년의 100.4% 수준이었다.

하지만 비가 내린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전국 15곳에서 쏟아졌다.

지난해 7~9월 사이 시간당 100㎜ 이상의 극한호우가 전국 15개 지점에서 발생했다.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으로 비가 집중되며 침수와 산사태 등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폭염이 이어지는 동안 대기 중 수증기와 에너지가 축적됐다가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방출되며 폭염과 호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분석했다.

장마철 강수량과 강수 일수는 오히려 평년보다 적었다.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장마 기간은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수준에 그쳤다. 반면 장마 이후에도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가을철 강수 일수는 34.3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9~10월에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리는 날씨가 반복된 셈이다. 10월에는 저기압 통과 이후 동풍이 강화되며 강원 영동 지역에 비가 반복됐고, 강릉에서는 3일부터 24일까지 22일 연속 비가 내려 관측 이래 최장 연속 강수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7.7도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가을철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4도 높아, 최근 10년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태풍과 호우의 에너지 공급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해양 현상을 넘어 기상·재난 대응 전반과 맞물린 변수로 평가된다.

■"작년 이례적 기후 변상 빈번하게 체감한 해"
봄철에는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산불과 가뭄이 발생했다. 3월 하순에는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지속됐는데, 이례적으로 고온하고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지며 산불 확산이 쉬운 기상 조건이 형성됐다. 특히 3월 21~26일 전국 평균기온은 14.2도로 역대 최고였고, 경북 지역의 상대습도는 평년보다 약 15%포인트 낮았다.

봄철에는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산불과 가뭄이 발생했다. 3월 하순에는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지속됐는데, 이례적으로 고온하고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지며 산불 확산이 쉬운 기상 조건이 형성됐다. 특히 3월 21~26일 전국 평균기온은 14.2도로 역대 최고였고, 경북 지역의 상대습도는 평년보다 약 15%포인트 낮았다.

강원 영동 지역은 4월 하순 기상 가뭄이 발생한 뒤 여름철 가뭄이 심화됐다. 이 지역은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역대 가장 적었고, 강릉의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177일(4월 19일~10월 12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여름철 일부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 반면, 같은 시기 강원 영동에서는 심한 가뭄이 이어지며 강수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 해에 산불·가뭄·침수가 동시에 나타난 것은 기후 위험이 특정 계절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복합 재난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2025년은 연평균기온 역대 2위, 짧은 장마철과 6월의 이른 폭염, 여름철 폭염과 호우의 반복, 가뭄과 산불 심화 등 이례적인 기후 현상을 빈번하게 체감한 해였다”며 “기상청은 기후위기 시대에 급변하는 기후변화 현황을 면밀히 감시·분석하고, 방재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