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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항철위 시뮬레이션 공개
방위각 시설 콘크리트 둔덕 없었으면 중상자 '0'
국토부가 설계한 둔덕 '셀프조사 부당성' 사실로
사고난 여객기 보유한 제주항공도 결국 피해자
유가족협의회 "참사는 명백한 인재" 항철위 비판
방위각 시설 콘크리트 둔덕 없었으면 중상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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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이 '조류 충돌'이 아닌 콘크리트 소재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연구용역 보고서의 시뮬레이션 결과, 둔덕이 없었으면 탑승자 전원이 생존할 수 있었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이다.
둔덕 없었으면 중상자도 '0'
9일 정치권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국토부 항철위로부터 제출받은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이 없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항철위는 지난해 3월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관련 용역 조사를 의뢰했다. 항철위는 지난해 7월 무안공항에서 엔진 정밀조사 결과를 발표하려다 무산됐고, 지난해 12월에는 공청회를 통해 해당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하려다 유족 반대로 무기한 연기됐다.2024년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이후 무안공항 참사의 이름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명명됐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관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김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는 가정 하에 사고기는 동체 착륙 뒤 1790m를 활주한 뒤 멈췄을 것으로 분석됐다. 둔덕 위치에서 정지 시 640m를 활주한 뒤 멈췄을 것으로 추정했다. 콘크리트가 아니라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설치됐을 경우, 10m 높이의 보안담장을 뚫고 지나가도 중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도 명시됐다. 보안담장에 사용된 벽돌 밀도는 1250㎏/㎥로 일반 콘크리트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장애물이 없었을 경우의 시나리오에서 중상자 범위를 추정했을 경우, 최소와 최대치를 감안해도 중상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국토부는 2024년 12월 사고 발생 직후, 콘크리트 둔덕이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 '법 위반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본지는 이에 대해 '참사 키운 무안공항 둔덕, 국토부가 설계했다'는 단독 기사를 통해 '셀프 조사'의 부당성을 제기한 바 있다. ▶본지 2024년 12월 31일자 참고
국토부가 법 위반이 없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부는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 시설이 공항 안전운영 기준에 미부합했다"라며 "2020년 개량사업 당시 규정에 따라 정밀접근활주로 착륙대 종단에서 240m 이내에는 부러지기 쉽게 개선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보고서의 방위각 시설 현황 및 충돌 영향분석에 따르면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장비 및 시설 설치 △항공기 운항지역 내 장비 및 시실설치 모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둔덕 충돌 시 충격량은 12g 이상이 승객 전원 중상 이상의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방위각 시설이 부러지기 쉬운 구조였을 경우 충격량은 1g 미만이었다.
이 같은 내용을 감안하면, 지난해 7월 항철위가 발표하려고 했던 엔진 정밀조사 결과에 따른 조류충돌과 조종사 실수는 사고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참사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유족과 제주항공 모두 '피해자'였다
결국 ICAO의 관례에 따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불리며 제주항공만 피해를 본 셈이다. 제주항공은 2024년 1조935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사고 이후 여행객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며 지난해 연간 매출이 1조 5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더 암울하다. 사고 이후 지난해 1·4분기 326억원, 2·4분기 419억원, 3·4분기 5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실적 악화 속에서도 안전 투자는 크게 확대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1~11월 정시 운항률은 77.2%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4%p(포인트) 향상된 것이다. 이는 안전 운항 조치를 비롯한 정비역량 강화 덕분이다. 또 B737-8 구매기 6대를 도입하는 등 기단 현대화도 추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참사 이후 안전 투자를 크게 늘렸음에도, 사고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며 여행객들의 저비용항공사(LCC) 기피 현상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라며 "참사 1년이 지나고 항철위의 독립 이관이 결정돼서야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점도 참담하다"고 전했다.
한편,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참사가 명백한 인재라고 밝혀진 만큼 이를 숨긴 항철위는 사과해야 한다"라며 "항철위와 경찰은 둔덕과 관련한 용역이 이뤄지는 모든 과정의 과업 지시서·연구 내용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면서 유가족을 기만했고 공정성을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7C2216편)는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3분께 무안국제공항 착륙을 앞두고 조류 충돌 사고를 당했다. 이에 동체 비상착륙 도중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을 충돌한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승무원 6명·승객 175명) 중 179명이 숨졌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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