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파기환송 3개월 만 첫 변론…서면 검토 후 곧바로 종결 가능성도
[파이낸셜뉴스]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이 9일 열렸다. 이례적으로 법정에 직접 출석한 노 관장은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이 장기간 이어진 점을 고려해 신속하게 심리를 마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5시 20분께 두 사람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출석 의무가 없는 가사소송임에도 노 관장은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 관장은 법정으로 향하며 '오늘 법정에서 어떤 의견을 낼 것인지', '최 회장의 SK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보는지', '어떤 측면에서 기여도를 주장할 것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말 없이 웃으며 입장했다.
이날 재판은 약 45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추후 지정하되, 이달 말까지 양측으로부터 서면을 제출받은 뒤 심리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한다.
노 관장 측 소송대리인 이상원 변호사는 재판 직후 "재판장께서 1월 말까지 서면을 검토해서 특별히 심리할 게 없다고 생각이 되면 바로 변론기일을 지정해서 변론을 종결하고 이후에 선고기일을 잡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사건이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점을 고려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결론을 내리겠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출된 서면을 검토한 뒤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석명 준비명령을 통해 보완을 요구하거나 준비기일을 지정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파기환송심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3억원을 지급하라"고 한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지 약 3개월 만에 열렸다. 이혼 자체는 이미 확정됐지만, 재산분할을 둘러싼 판단은 다시 이뤄지게 됐다.
파기환송심의 핵심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지, 또 최 회장 재산 형성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도를 어느 수준으로 볼 것인지다. 앞선 1·2심 판단은 큰 차이를 보였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한 반면, 2심은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 1조380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최 회장의 상고를 받아들여,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이 SK 측에 유입됐다는 점을 전제로 한 2심 판단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비자금의 존재 여부 자체는 판단하지 않았지만, 설령 전달됐다 하더라도 '불법 자금'인 만큼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은 확정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5년 언론을 통해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하며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고 밝혔다. 이후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결렬됐고, 2018년 2월 정식 소송에 돌입했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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