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발전을 위해서 저작권을 가진 사람들이 희생을 해야하는건가. AI 산업 흐름 속에 누군가는 이익을 얻겠지만, 그것이 또 다른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해서는 안 된다".
국가AI전략위원회가 내놓은 ‘AI 액션플랜’을 둘러싸고 문화 콘텐츠 창작자·권리자 단체들이 저작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며 공식 반발에 나선 가운데, 정부가 공식 의견수렴 자리를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AI 액션플랜의 저작권 관련 쟁점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국가AI전략위는 15일 서울스퀘어 전략위 회의실에서 'AI전략위-저작권 관련 협·단체 간담회'를 열고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들 단체는 앞서 “사유재산권으로서의 저작권을 본질적으로 훼손하는 시도”라며 관련 내용의 철회와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 바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AI 액션플랜' 32번 과제로 제시된 ‘AI 학습·평가 목적의 저작물 활용 및 유통 생태계 활성화’ 방안이다.
이에 대해 저작권 관련 단체들은 이러한 정책 방향이 결과적으로 AI 기업에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으나,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인식한다. 김시열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는 간담회에서 "단적인 예로, 예전에 도서관이 많이 건립되면서 출판사에게 책을 무상으로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도서관을 왜 지었는지 모르는 그런 상황들을 겪고는 했는데, 지금 상황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작권자들이 무엇을 불안해하고, 어떤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는) 공식적 논의도 없이 결과물(AI액션플랜)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하는데, 이런 절차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신한수 한국신문협회 디지털협의회장 역시 "데이터는 저작권자의 사유재산이다. 저작권자의 권리가 명확히 보호돼야 한다는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지속가능한 AI 생태계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홍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공정이용이 내 곳간에 있는 자산을 공정한 이용이라는 이름으로 쓰고 있다"며 "공정이용을 어디까지 할지 법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면 저작권자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저작권 단체들의 지적에 전략위는 뉴스, 신문, 출판 도서·문헌, 음악·영상 등 저작권자가 명확하고 거래시장이 이미 형성된 저작물의 경우, ‘선 사용 후 보상’ 방식은 적용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온라인 공개 게시물이나 작자 미상·연락 불가 저작물 등 저작권자가 불명확하거나 거래시장이 없는 경우, 사전 협의를 기반으로 한 합법적 거래를 활성화하고, AI 기업이 학습용 데이터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에 나서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AI 학습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AI 생태계 확산과 사회적 이익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공정이용 제도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나 오픈소스를 지향하는 민간 주도 AI 모델 등이 대표적 대상이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은 "전 세계는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AI 시대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맞이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 우리가 지향하는 AI G3는 단순하게 기술적인 수치가 아니라 창작자와 산업체가 함께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황금알을 낫는 거위를 죽여서도 안 되지만, 아직 새끼에 불과한 것을 굶겨 죽여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대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것들조차 지키지 못한다. 이 자리를 시작으로 해서 많은 접점과 해결방안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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