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2조 원"… 상상조차 힘든 '오일머니'의 유혹
"돈보다 아이들 미래"… 사우디 회장도 놀란 '단칼 거절'
슈퍼히어로가 된 아빠, 연봉 깎고 미국서 찾은 '진짜 행복
"돈보다 아이들 미래"… 사우디 회장도 놀란 '단칼 거절'
슈퍼히어로가 된 아빠, 연봉 깎고 미국서 찾은 '진짜 행복
[파이낸셜뉴스] "현실판 '꽃보다 남자'가 따로 없다."
일반인들은 평생 만져보기도 힘든 돈, 아니 계산기 두드리기도 벅찬 천문학적인 액수가 오고 가는 그들만의 세상. 하지만 그 엄청난 돈다발 앞에서도 꿈쩍 않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바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의 이야기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축구 클럽 회장이 털어놓은 '영입 실패 비화'가 뒤늦게 공개되며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핵심은 간단하다.
지난해 여름, 축구계의 시선은 메시의 발끝에 쏠려 있었다.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계약이 만료된 메시를 두고 전 세계 클럽들이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중 가장 적극적이었던 곳은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이었다.
최근 영국 매체 '스포트 바이블' 등에 따르면, 알 힐랄의 안마르 알 하일리 회장은 메시 영입을 위해 그야말로 '백지수표'급 제안을 건넸다. 그가 밝힌 제안 금액은 무려 14억 유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2조 700억 원에 달한다.
2조 원. 감이 잘 오지 않는 숫자다. 이는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단순히 공을 차는 대가로 받기에는 비현실적인 이 금액을 알 힐랄은 메시에게 약속했다. 라이벌 구단 알 나스르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한 것에 대한 맞불 작전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충격적이게도 "NO"였다. 알 하일리 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우리는 14억 유로를 책상 위에 올렸다. 하지만 메시는 가족들이 사우디보다는 미국을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보통은 가족을 설득해서라도 그 돈을 받으려 하지 않나. 이렇게 거대한 제안을 가족의 행복을 위해 단칼에 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외려 놀라웠다"라며 씁쓸해하면서도 경의를 표했다. 메시에게 2조 원이라는 돈은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원하는 환경보다 가치가 낮았던 셈이다.
그렇다면 2조 원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메시의 삶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피엔딩'이다.
메시는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연봉과 보너스, 애플·아디다스와의 수익 공유 계약 등을 합쳐 연간 약 1,300억 원(1억 달러) 정도를 버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인에게는 상상 초월의 금액이지만, 사우디가 제안했던 2조 원에 비하면 '헐값(?)'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메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얻었다. 그는 최근 경기에서 골을 넣을 때마다 토르, 스파이더맨, 블랙팬서 등 마블 히어로들의 동작을 따라 하는 세리머니를 펼친다. 이유는 단순하다. "아이들이 방학이라 매일 밤 마블 영화를 본다. 아이들이 원해서"라는 게 메시의 설명이다.
홈경기에서만 이 세리머니를 한다는 원칙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순간을 위해서다. 2조 원을 포기한 대신, 그는 아이들에게 '슈퍼히어로 아빠'가 되는 길을 택했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 교과서에나 나오는 진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메시는 자신의 선택으로 그 진부한 명제가 '팩트'임을 증명해 냈다. 2조 원이라는 숫자를 지우고 그 자리에 '가족'을 채워 넣은 메시. 그가 보여준 클래스는 축구 실력만큼이나 압도적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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