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경제학자 100명 설문조사
"韓 첨단 기술 탈취 우려 확대"
"처벌 수위 강화 등 대책 마련 시급"
연중 환율 1403원∼1516원 전망
2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6∼18일 전국 대학 경제학과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7%는 핵심 기술 유출에 대한 실효성 있는 입법 조치가 매우 시급하다고 답했다. 특히 시급성이 매우 높다는 응답은 72%에 달했고, 시급성이 낮다는 응답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조수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한국경제인협회 의뢰로 연구해 지난 14일 발표한 '외국인투자 안보심사제도 개선 방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해외 유출 산업기술 사건은 총 11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기술 유출 사례가 33건(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사례가 삼성전자가 1조6000억원을 투입 세계 최초로 개발한 10나노급 D램 제조기술이 중국 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로 유출된 사건이다. CXMT는 이 기술을 통해 지난 2023년 세계에서 네 번째로 10나노급 D램 양산에 성공했다고 알려졌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격화되는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정책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며 "특히 최근 증가하는 첨단 전략산업 해외 기술 유출을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의 경우 정부 전망과는 다르게 당분간 1%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총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우리 경제가 당분간(최소 올해까지) 1%대의 저성장 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36%는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회복해 내년부터 평균 2%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고, 다른 6%는 향후 1%대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비관했다.
이에 전체 응답자들의 올해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1.8%로 집계됐다. 이달 나온 정부 전망치(2.0%)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1.9%)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올해 원·달러 환율 전망은 최저 1403원, 최고 1516원으로 예상됐다. 고환율 기조 지속의 주된 원인으로는 한미 간 금리 격차(53%)와 기업·개인 등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외화 수요 증가(51%) 등이 언급됐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전문가가 다수였다. 설문조사 결과,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미칠 부정적 영향(대미 수출 감소, 국내 투자 위축 등)에 대해 ‘높다’가 58%, ‘낮다’가 23%로 집계됐다. 다만 미국 시장 확대·한미동맹 강화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 응답(35%)도 낮을 것이라는 응답(38%)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기술 발전 가속으로 업무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근로 시간의 유연화 필요성이 높다고 보는 경우는 80%(매우 높음 59%·약간 높음 21%)로 나타났다.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역시 필요하다는 응답이 80%(매우 높음 56%·약간 높음 24%)이었다.
인공지능(AI) 확산은 우리 경제의 노동력 감소, 생산성 하락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92%(매우 도움 33%·일부 도움 59%)로 집계됐다.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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