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헌재, '비례대표 의석 3% 저지조항' 위헌 판단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9 17:26

수정 2026.01.29 17:26

"22대 총선 적용 시, 의석수 변동 크지 않아"
군소정당 난립 가능성에 선 그어...2명 반대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1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1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헌법재판소가 정당 득표율이 3% 미만이면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을 얻을 수 없게 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9일 오후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제1·2호에 대한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조항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는 정당을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른바 '비례대표 3% 저지조항'이다.

이 조항은 소수 정당의 난립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의회 운영을 도모한다는 순기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정 득표율 이상을 확보한 정당에만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저지조항' 역할을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헌재는 국내 정치 현실과 정부 형태, 정당·선거제도 전반을 고려할 때 해당 조항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조항이 "투표가치를 왜곡하고 선거의 대표성을 침해하는 현저히 비합리적인 입법"이라며 "청구인들의 선거권, 피선거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다수 의견을 낸 재판관 7인은 "군소정당이라 하더라도 수가 많지 않고, 사회공동체에서 필요로 하는 국민적 합의 도출을 방해하거나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저해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군소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 의석 배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거대 양당 체제가 확고히 자리 잡았고 이러한 경향은 점차 심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치 현실에서는 해당 조항이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입을 차단하고 거대 정당의 세력만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지난 22대 총선을 기준으로 저지조항을 폐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의석수 변동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소정당 난립으로 의회 기능이 마비될 우려는 크지 않고, 전체 300석 가운데 비례대표 의석이 46석(15.3%)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지조항이 거대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선거제도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다며 "극소수의 지지만을 받는 극단주의 세력이 의회에 진출할 경우 그 활동이 크게 고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의회정치를 방해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두 사람은 거대 정당의 의석 집중 현상은 소선거구·다수대표제, 제한적인 비례대표 의석 수, 위성정당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이를 저지조항의 부작용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한상공인당 등 일부 소수 정당은 비례대표 3% 저지조항이 소수 정당의 정치권 진출을 봉쇄하고 유권자의 의사를 왜곡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