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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도 대한민국 절반이 '월세 > 전세'...너무나 빠른 월세의 습격 [부동산 아토즈]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03 16:37

수정 2026.02.03 13:59

서울 아파트 전경. 뉴시스
서울 아파트 전경.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7개 시·도 가운데 8개 지역의 아파트 월세 거래가 전세를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빌라(다세대·연립) 뿐만 아니라 아파트 임대차 시장도 대한민국의 절반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전세사기 여파가 지속되는 데다 (전세)대출 규제로 돈 빌리는 것도 어렵고, 금리도 뛰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아파트도 월세 선택이 급증하고 있다"며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주거 사다리 붕괴도 예사롭지 않다"고 우려했다.

3일 파이낸셜뉴스가 직방에 의뢰해 지난 2025년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전체 (전월세)거래 114만7423건 가운데 월세는 53만9028건을 기록했다. 전월세에서 월세 비중이 평균 47.0%에 이르는 셈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 임대차 거래 역시 월세 비중이 계속 상승하는 추세"라며 "평균 수치도 절반에 육박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17개 지역 가운데 월세 거래가 전세를 추월해 (월세) 비중이 50%를 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아파트도 월세 비중이 높은 제주(비중 68.1%)를 비롯해 충남(57.5%), 대구(52.6%), 충북(52.1%), 울산(51.4%), 전북(51.3%), 대전(51.1%), 경북(50.1%) 등 8곳에 이른다.

이들 지역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에 아파트 월세 거래가 전세를 첫 추월했다. 아실 자료를 분석해 보면 대구, 충북, 울산, 전북, 대전, 경북 등은 처음으로 월세가 더 많이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의 경우 총 전월세 거래 3만7377건 가운데 월세는 2만건에 육박한 1만9675건을 기록했다.

이 같은 월세화로 주거비 부담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월세 가격이 높은 아파트마저 빠르게 시장이 재편되면서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택 평균 월세 가격은 2015년 56만원에서 지난해 12월 82만원으로 80만원 벽을 돌파했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도 63만원에서 92만3000원으로 90만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월세화의 습격이 빌라에서 아파트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세사기 여파, 대출규제, 그리고 높은 금리부담, 전세 매물 감소 등이 복합적으료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지방의 경우 집값이 오르지 않은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지방 시장의 경우) 임차인들 입장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월세를 더 선호할 수 밖에 없다"며 "반면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임대인이 월세를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차인 입장에서 월세로 거주할 거면 이왕 주거 환경이 나은 아파트가 더 낫다"며 "월세화는 예상한 변수지만 아파트까지 번지는 속도가 무척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아파트 임대차 시장도 조만간 월세 비중이 50%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월세 비중을 보면 서울 44.0%, 경기 46.4%, 인천 46.9% 등을 기록하고 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