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동산신탁사들이 책임준공 약정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대주단이 제기한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있다. 책준 기한을 단 하루 어긴 현장도 법원이 신탁사의 잘못을 이유로 '전액 배상' 판결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1심 판결이 나온 책임준공 소송에서 신탁사가 전패하고 있다"며 "법원이 사업장별 특성과 자본시장법 등을 고려치 않고 앞선 판례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책임준공이 올 스톱 되면서 비 아파트·비 주거 개발 사업도 고사 위기 상태"라고 덧붙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도 법원이 책임준공 손해배상 소송에서 잇따라 대주단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지난달 법원은 대주단이 신영부동산신탁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 간석동 오피스텔 책임준공 손해배상 소송에서 신탁사에 70억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해당 현장은 책준 기한을 단 하루 어긴 사업장이다. 또 대주단이 제때 자금을 집행하지 않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주단이 돈을 늦게 지급해 책임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을 주장했다"며 "하지만 법원은 이에 상관없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원고(대주단)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초에도 법원은 인천 남동구 논현동 주상복합 사업과 관련해 KB부동산신탁이 대주단으로부터 받은 대출 원리금 전액과 지연 이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KB부동산신탁의 책임준공 소송 패소는 처음이다.
업계에 따르면 법원에서 책임준공과 관련한 1심 판결이 나온 것은 지난해 5월이다. 당시 법원은 경기 평택시 물류센터 사업의 대주단이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출 원리금 전액 및 지연손해금(연체이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후 지금까지 나온 1심 판결은 모두 '신탁사 패소'로 끝났다. 판결 내용도 신탁사가 책준 기한을 어겼다면 이유에 상관없이 대출 원리금 전액 및 지연손해금을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탁사들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배상 범위는 대출 원리금 전액이 아니라 실제 발생한 손해에 한정된다는 입장이다. 또 대출 원리금 전액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은 자본시장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책준 미이행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잔액은 1조6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며 "2심 판결에서 다른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 사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시행사 한 관계자는 "책임준공은 비 아파트 및 비 주거 개발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법원 판결에다 규제·시장 침체 등으로 멈춰 선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신한자산신탁은 현재 진행 중인 책준 관련 소송의 법적 다툼을 중단하고 대주단과 합의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약 6건 현장의 합의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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