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차 하청' 즐비한 제조업
'복수교섭' 불가피할 듯
유통·IT·금융·공공도 법영향 사정권
유예기간 6개월, 늦어진 지침·시행령
운식 폭 좁은 경영계
"시행 전 계약해지도 책임 면하기 어려워"
모호성 여전…"노동위·법원 해석 나름"
'복수교섭' 불가피할 듯
유통·IT·금융·공공도 법영향 사정권
유예기간 6개월, 늦어진 지침·시행령
운식 폭 좁은 경영계
"시행 전 계약해지도 책임 면하기 어려워"
모호성 여전…"노동위·법원 해석 나름"
대기업 중심 '하청교섭' 릴레이 불가피
10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10일 개정 노조법이 시행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원·하청 교섭 사례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부·지회와 같은 형식으로 하청노조 기반이 있는 대기업 업종을 중심으로 교섭 요구와 분쟁이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원청 사용자가 하청노조와 교섭에 나서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부당노동행위가 적용되고, 하청노조로선 파업 등의 쟁의행위까지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이날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개정 노조법 관련 원청교섭 대응책 마련에 협력하기로 했다.
우선 N차(1차·2차·3차 등 복수차) 하청구조가 만연한 제조업종에서 가장 많은 교섭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국내 업종 중 근로자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이미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원청 상대 교섭 절차 준비에 착수했다.
법원이 원·하청 간 교섭 필요성을 일정 부분 인정한 유통·물류 업계에서도 주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판례가 있는 백화점·면세점, 택배, 운송 등 분야는 정부 지침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그간 사례가 드물던 여타 업종에서도 교섭 요구 및 분쟁이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 개정 노조법은 원청이 하청 근로자와 직접적인 계약을 맺지 않고 있더라도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이 인정되는 근로조건에 대해선 원청이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권의 콜센터, 공공기관 비정규직 등 비정규직종 단체를 중심으로 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한 교섭요구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자회사·손자회사 형태가 많은 정보기술(IT) 업계도 개정 노조법 사정권 안에 들어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외주·하청을 주는 다단계 형식을 띈 업종은 개정 법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용자 개념이 기존 계약관계에서 지배력 중심으로 가면서 노동법 해석이 이제 형식보다는 실질성을 보려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先시행 後보완' 시행 속도전에 불안↑
개정 노조법 '선(先)시행 후(後)보완' 형식의 속도전 속 후속조치가 늦어지면서 법의 모호성에 대한 노사 모두의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당초 경영계는 법 시행 유예기간을 1년으로 연장할 것을 호소했지만, 정부·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노동 분야 변호사는 "기업들이 입법화, 정부 지침 발표 이후 지침에 따른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해보려는 경향이 확실히 있다"면서도 "시행 유예기간이 6개월인데 지침도 늦어진 탓에 기업 입장에선 준비하고 대응하기 버겁고 불안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정 노조법은 소급적용되지 않지만, 이미 법원에서 법 시행 전이라도 교섭권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단이 나오면서 경영계로선 선택의 폭이 훨씬 좁아졌다.
조찬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법이 시행되지 않았어도 그간 판결에서 경과·규정의 유무와 상관없이 원청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3월 10일 이전에 도급계약을 해지한다고 하더라도 2조2호 후단은 시행 전 기준으로도 계속 적용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정부의 사용자성 해석지침은 종래 판결 4건의 원칙을 정리한 수준"이라며 "법 시행 후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교섭방식·절차·범위는 노동위원회나 법원이 얼마나 넓게 또는 좁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김동찬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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