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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반환 비트코인 130억, 끝까지 버티면 처벌 받나?..대법원 판례 '충격'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0 16:06

수정 2026.02.10 16:05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빗썸의 비트코인 오(誤)지급 사태와 관련해 아직 회수되지 않은 13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환수여부와 반환을 거부할 경우 처벌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비트코인 또는 그 상당액을 민사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법적 근거가 충분하다는 견해가 많다. 다만 실제 환수까지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조속한 합의가 최선의 대안이라는 분석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빗썸이 지난 6일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잘못 지급한 비트코인은 62만개다. 62만원을 주려다 직원이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일어난 일이다.



거래 차단 전 1788개는 매도됐지만 그중 대부분은 원화나 다른 코인 형태로 빗썸에 회수됐다. 하지만 지난 7일 새벽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125개 상당(현 시세기준 약 130억 원 규모)은 환수하지 못했다.

빗썸, 반환 요청 거절 고객 대상 법적 대응 검토


빗썸은 일부 고객이 반환 요청을 거절할 경우에 대비해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법 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노무로 인해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부당이득으로 보고 반환 의무를 명시한다. 법조계에선 빗썸이 이벤트 당첨금을 1인당 2000∼5만원으로 고지했기 때문에 부당이득 판단에 있어선 법리상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부당이득 반환의 경우 ‘원물 반환’이 원칙이어서 빗썸이 승소한다 해도 실시간으로 가치가 달라지는 비트코인에 대해 이런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오지급된 비트코인이) 부당이득 반환의 대상인 것은 명백하다”며 “현금화한 분들에게는 원물 반환 의무가 있는데 원물 반환하려면 차액이 발생한다. 그건 재앙이다“라고 말했다.

반환 끝까지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 가능할까


형사처분 가능성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은행을 통해 착오 송금된 돈을 그대로 써버리거나 반환을 거부할 경우에는 횡령이나 배임죄가 성립한다. 지난 2018년 삼성증권이 우리사주에 주당 1000원의 현금을 배당하려다 실수로 주당 1000주를 주는 ‘배당 사고’를 낸 ‘유령 주식’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이때 착오로 잘못 입고된 ‘유령 주식’을 팔아치운 전현직 직원 8명은 배임 등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과 벌금형이 확정됐다.

다만 가상화폐에 관해선 아직 문턱이 높다. 2021년 대법원이 잘못 송금된 가상화폐를 써버리는 경우에는 횡령이나 배임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법원은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법정화폐에 준하는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다”며 “그 거래에 위험이 수반되므로 형법을 적용해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런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이번 빗썸 사태의 경우에도 비트코인을 반환하지 않는다고 해서 횡령이나 배임으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법 판례는 “처벌 불가”..판례 변경 가능하다는 전망도


다만, 가상자산이 실질적인 자산으로 인정받는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판례 변경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다.

이정엽 법무법인 로집사 변호사(블록체인법학회장)는 연합뉴스를 통해 “가상자산의 경우 임의로 쓰더라도 횡령이나 배임죄가 되지 않는다는 게 판례”라면서도 “지금 비트코인은 충분히 자산성이 있는 만큼 검찰이 기소해서 판례 변경을 구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준 변호사도 “착오 송금으로 들어온 예금 채권을 처분할 때는 횡령죄를 인정하면서 암호화폐는 인정하지 않는 게 일반인의 법감정에 맞지 않는 면도 있다”며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만큼 판례 변경이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한편 근본적으로 빗썸의 잘못인데 오입금된 가상화폐를 팔아버린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견도 있다.

법무법인 디코드의 조정희 변호사는 “민사소송으로 해결될 수 있는 건으로 형사까지 문제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거래소의 기본적인 컴플라이언스를 지키지 못한 이슈이고 시장에서 판단받을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