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늘어난 의대 정원 '지역의사' 선발.. 의협 "숫자에만 매몰된 결과" 반발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0 18:13

수정 2026.02.10 21:27

의협 회장, 안건 표결 않고 퇴장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7년부터 5년간 연평균 668명의 지역필수공공의료 의사를 양성하기로 확정한 가운데,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의료 인력을 둔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다시 촉발될 전망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의대 정원 확대가 아니라 '지역의사'라는 특정 목적형 인력 양성 모델을 제도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의료계는 증원 방식과 증원 규모 모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이날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총 3340명의 의사를 추가 양성하기로 의결했다. 2024학년도 정원 3058명을 기준선으로 삼고 이를 초과하는 인원은 모두 지역의사로 선발한다는 구조다. 사실상 증원분 전원을 지역 필수의료에 묶어두겠다는 정책 설계다.



정부는 지방 중소도시와 인구감소 지역에서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인력 부족이 만성화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지역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보고 있다.

기존 인센티브 중심 정책이 자발적 참여에 의존했다면, 이번 정책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접근이다. 다만 성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우선 의무복무 설계다. 복무 기간, 지역 범위, 전문과목 선택권, 이탈 시 제재 수준 등에 따라 실효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나치게 강한 규제는 반발을 키울 수 있고, 지나치게 완화되면 제도의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

보상 체계도 문제다. 의료계는 필수과 기피의 핵심 원인으로 낮은 수가와 높은 의료사고 부담을 지목해 왔기 때문이다.

교육 인프라 마련도 중요하다. 정부는 단계적 증원을 통해 교육 현장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교수 인력 확보와 실습 환경 개선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교육의 질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정책 전반의 정당성을 흔들 수 있는 민감한 지점이다.

정부의 이번 증원 정책 발표에 대해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이날 보정심 회의에 공급자 대표 위원으로 참석했던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안건 표결을 하지 않고 퇴장했다.


김 회장은 의협회관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정부 결정은 ‘숫자’에만 매몰된 결과물"이라고 비판하면서 "지난 2년간 의료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대화에 임해왔지만 합리적 판단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정원에 복귀 인원이 더해질 경우 교육 현장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인원 급증이 우려된다"며 2027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재산정하고 실질적 권한을 가진 의학교육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다만 의협은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즉각적인 집단행동 계획 등 대정부 투장과 관련된 내용은 언급하지 않는 등 비교적 절제된 톤의 입장을 내놨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