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자산규모 따라 정보이용 판단기준 달라지면 안 돼"
1심 法 "간접사실만으로 유죄 판결 어려워...무리한 기소"
1심 法 "간접사실만으로 유죄 판결 어려워...무리한 기소"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1심 무죄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서울남부지검은 "LG家 장녀인 구 대표와 남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혐의에 관한 자본시장법 위반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어 "원심은 정보가 전달됐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주식의 매수 규모가 피고인의 자산 규모 대비 소액이라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며 구체적인 항소 이유로 △경제·생활 공동체인 부부 관계의 특수성과 피고인들의 재산 관리 방식 △미공개정보 생성 바로 다음 날 구 대표가 생애 처음 직접 주식을 매수한 경위 △구 대표의 자산 규모에 따라 미공개정보 이용의 판단 기준이 달라져서는 안 되는 점 등을 꼽았다.
지난 1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김상연 부장판사)는 "검사가 주장한 간접사실만으로 유죄를 판결하기 어렵고, 공소사실을 뒷받침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무리한 기소"라고 밝힌 뒤 구 대표와 윤 대표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구 대표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원 및 추징금 1억566여만원, 윤 대표에게 징역 2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구 대표는 윤 대표가 최고투자책임자로 있던 BRV가 2023년 4월 코스닥 상장 바이오 업체 '메지온'으로부터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여억원의 자금을 조달받는다는 미공개 정보를 윤 대표에게 미리 듣고, 약 6억5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수해 약 1억566만원의 부당이득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검찰은 두 사람 간 대화 녹취록 등 직접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가족 유럽여행이나 윤 대표 모친 생일기념 식사 등을 통해 '구두'로 미공개 정보가 공유됐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또한 구 대표가 메지온 주식 매수 당시 증권사 직원에게 전화로 계좌 예수금 전액 사용과 고가 매수·대량 주문을 허용하는 등 과감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간접사실로 제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 대표가 이후에도 매수가 상한을 설정해 예수금 전액으로 전화 주문한 사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메지온 주식 거래 행태가 이례적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윤 대표가 실질적으로 운영에 관여한 BRV캐피탈과 다올이앤씨가 투자한 고려아연 등 4개 종목을 구 대표가 집중 매수한 점도 간접사실로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구 대표가 윤 대표로부터 투자 조언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구 대표가 해당 회사들보다 최대 1년 이상 앞서 종목 투자에 나섰으며, 이들이 매도해 수익을 실현한 것과 달리 손실을 보거나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윤 대표와 구 대표 사이 정보 공유 개연성이나 주식 매매 연관성이 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올이앤씨가 투자한 특정 종목의 수익률이 약 500%에 달했던 상황에서 해당 종목이 아닌 메지온 투자를 권유했을 만한 특별한 사정도 인정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구 대표가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소아 환자에 관심이 많은 복지재단 대표임에 따라 희귀심장질환 치료 신약을 개발하는 메지온을 지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전부터 파악한 상태에서 투자를 단행했다고 보는 것이 설득력 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구 대표의 자산과 메지온 매수 당시 입금된 약 116억원의 배당금 규모에 비춰 볼 때 매수액이 상당히 소액인 점 등을 고려해 "구 대표가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메지온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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