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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는 뛰고 수요는 줄고…'구독 시대' 활로 찾는 노트북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18 18:20

수정 2026.02.18 18:20

HP, 게이밍 모델인 오멘 시리즈
월 7만2000원 구독 서비스 출시
D램 최소 내년까지 공급난 전망
델·에이수스 등 글로벌 PC 업계
中업체와 부품 공급계약 추진도
HP 구독 서비스 HP 제공
HP 구독 서비스 HP 제공
글로벌 PC·노트북 제조사들이 D램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상승과 수요 위축 위기를 뚫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장 주류인 삼성전자·하이닉스·마이크론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D램 탑재를 검토하거나, 노트북 구독제까지 도입하며 판매 전략에 대대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HP는 미국에서 자사 게이밍 노트북 브랜드 '오멘' 시리즈의 △빅터스 15 △오멘 16 △오멘 17 △오멘 맥스 16 등 4개 모델을 대여하는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매월 구독료만 내면 제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월별 구독료는 제품에 따라 49.99~129.99달러(약 7만 2000~18만 8000원)로 책정됐다.

HP는 매년 사양 업그레이드나 24시간 AS 서비스도 제공한다. 인텔 코어 울트라 9 프로세서, 엔비디아 RTX 5080, 32기가바이트(GB) 램, 1테라바이트(T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스토리지를 갖춘 HP오멘 맥스 16 제품 판매가는 2199.99달러(약 318만원)다. 구독 서비스 이용 시 초기 구매에 필요한 목돈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HP 구독 서비스 약정 최소 기간이 12개월인데다 특정 계약 기간을 다 채워도 대여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아 실제 구독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HP가 구독 서비스에 나선 것은 수요 위축 충격을 완화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급격히 커진 부품값 상승 부담이 판매가로 옮겨가면서 PC·노트북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폭등을 초래한 공급 부족 사태가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 속에 PC업계 전반에 구독 서비스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범용 D램 가격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르면서 공급처 다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확인되고 있다. HP, 델, 에이서, 에이수스 등 글로벌 PC·노트북 제조사들은 중국 최대 D램 제조사인 CXMT와 D램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D램 물량의 93%를 공급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D램 생산에 주력하면서 범용 D램 공급난은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PC용 범용 D램(DDR4 8Gb 1Gx8)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1.5달러로 전월(9.30달러) 대비 23.7% 상승했다. 전년 동월(1.35달러)과 비교하면 8배 이상 뛰었다.


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PC 판매량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