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하기 싫다며 징징대는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상의 한마디 없이 사표 낸 남편 "전업주부할게"
1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3년 차, 두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연애 시절, 남편은 영화 속에서나 있을법한 로맨틱한 남자였다"고 운을 뗐다.
A씨 남편은 요리는 기본이고, 데이트할 때 맛집 동선까지 완벽하게 짜왔다고 한다. 만나는 내내 공주님 대접을 해주는 모습에 "이 사람이다" 싶어서 결혼을 결심했다는 A씨는 결혼 후 변한 남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어느 날 저녁, 밥을 먹다가 남편이 대뜸 '나 힘들어서 회사 그만뒀어'라고 하더라. 상의 한마디 없는 일방적인 통보였다"며 "2살 딸도 있는데 대책이 뭐냐고 따지니 남편은 태연하게 '지금부터 내가 전업주부할게. 당신이 능력 좋으니까 가장 역할 좀 맡아줘'라고 하더라. 기가 막혔지만 오죽 힘들었으면 그럴까 싶어서 일단 알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남편은 잠시 쉬는 게 아니라 그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퇴근한 저를 보며 해맑게 웃고, 청소기를 돌리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더라. 심지어 주변 사람들에게 '능력 좋은 아내 덕에 집안일만 하며 사니 너무 행복하다'고 자랑까지 하고 다니더라"며 "아이는 커가고 돈 들어갈 곳은 천지인데, 천하태평인 남편을 보다 못해 결국 다시 일을 나가라고 다그쳤다"고 했다.
재취업 후 "일 하기 싫다" 투정... 이혼 결심한 아내
결국 A씨 남편은 다시 취업을 했지만 그때부터 지옥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A씨는 "제가 억지로 등을 떠밀었다고 생각하는지, 집에서 입을 꾹 닫아버렸다"며 "불러도 대답도 없고, 혼잣말로 '아, 회사 힘들다. 일하기 싫어 죽겠네'라는 말만 하루 종일 중얼거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연애 때 저를 공주처럼 받들던 그 남자는 온데간데없고, 징징거리는 사춘기 아들만 남은 것 같다"며 "도저히 못 살겠어서 이혼하자고 했더니, 남편은 '내가 바람을 피웠어, 너를 때렸어? 난 잘못한 거 없으니 절대 이혼 못 해!'라며 억울하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임감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이 철없는 남편과 이혼할 수 있느냐"라며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중대한 유책 사유 없어.. 남편이 이혼 거부한다면 기각 가능성"
해당 사연을 접한 임형창 변호사는 "남편의 경제적 무능력이나 책임감 결여 등을 이유로 이혼 청구가 인용된 판례들도 종종 있다"며 "이에 대한 증명을 충분히 하신다면 이혼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폭행이나 부정행위 등의 중대한 유책사유는 없으므로, 상대가 강경하게 이혼을 거부한다면 기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임 변호사는 "만약 남편분께서도 이혼에 합의하신다면, 서로의 유책사유나 잘잘못은 따지지 않고도 이혼이 가능하다"며 "이런 경우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조정신청을 먼저 해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친권과 양육권에 대해서는 "사연의 경우에는 아이가 아직 많이 어리고 딸아이인 점은 어머니인 사연자분에게 유리한 정황"이라며 "남편의 경우 책임감이 부족한 면모가 많이 보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셔야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임 변호사는 재산분할에 대해 "혼인 초기 재산형성과정에서 남편분이나 사연자분 어느 쪽이 더 많은 기여를 했는지에 따라 기여도가 결정될 것 같다"며 "만약 사연자분께서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가져오시게 된다면, 앞으로 아이를 양육하기 위한 부양적 성격으로 재산분할금이 조금 더 인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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