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법원의 관세 관련 판결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다른 법적 권한을 동원한 '관세 플랜 B'를 즉각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를 비롯해 추가 조사(301조 등) 착수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발언한 데 이어,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장문의 글을 올려 "대법원의 관세 판결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직격했다.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모든 교역 상대국에 광범위하게 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데 대한 반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수 의견에 선 6명의 대법관을 겨냥해 "우리나라에 옳은 일을 할 용기가 없었던 법원 구성원들이 부끄럽다"고 비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미국을 뜯어먹어 온 외국들이 황홀해하며 거리에서 춤추고 있다"고 표현한 뒤 "하지만 오래 춤추진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원 내 '민주당 성향' 대법관들이 미국을 "강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어떤 것에도 자동으로 반대한다"는 등 원색적 표현도 쏟아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이 오히려 향후 관세 부과 권한을 더 '명확하게' 만들었다는 논리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좋은 소식은 IEEPA 관세보다 더 강한 방법과 법적 권한이 존재한다는 점이 법원 전체와 의회에 의해 인정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를 근거로 한 관세 부과가 제동이 걸렸더라도, 다른 통상 법령을 통해 관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버노 대법관의 반대 의견 일부를 직접 인용하며 '우회로'의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반대 의견에 "이번 결정이 향후 대통령의 관세 명령 능력을 실질적으로 제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다고 소개하며, 근거 법령으로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122·201·301조, 관세법 338조 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관세 자체를 뒤집은 것이 아니라 IEEPA 관세의 특정 사용 방식만 뒤집었을 뿐"이라며 "다른 관세 권한을 활용하면 과거보다 더 많은 관세도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 조치도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효력을 갖고 232조 국가안보 관세와 기존 301조 관세는 전면 유지된다"며 "오늘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건의 301조 및 기타 조사를 개시한다"고 덧붙였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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