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지정 회피... 누락 자산 3.24조원
100% 지분 회사까지 누락
100% 지분 회사까지 누락
[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 ‘영원’의 동일인인 성기학 회장을 지정자료 허위 제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다수의 계열사를 고의로 누락했다는 판단에서다.
23일 공정위에 따르면 성 회장은 2021년 69개, 2022년 74개, 2023년 60개 등 3년간 중복을 제외하고 총 82개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제외했다. 누락 회사의 자산 합계는 3조2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동일인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 적발 사례 중 최대 규모이자, 역대 최장기간(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한 사건이다.
기업집단 ‘영원’은 2009년 영원무역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공정위는 이 집단이 늦어도 2021년부터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어야 했지만, 계열사 누락으로 2023년까지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판단했다. 영원은 2024년에야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위는 성 회장이 본인 지분 100% 보유 회사는 물론, 자녀·형제·조카 등이 소유한 회사들까지 누락했다고 밝혔다. 일부 회사는 주력 계열사와 거래 관계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동일인이 장기간 그룹을 지배해 온 점을 고려할 때 계열사 범위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영원 측은 2022년까지 자산총액이 5조원에 미치지 않아 공정위가 간소화된 지정자료만 요구했고, 실무자가 동일인에게 충분히 보고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계열회사 현황 등 핵심 자료만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은 기업집단의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일부 항목을 간소화해준 것에 불과하며 제출 의무 관련 법적 근거와 허위 제출에 대한 법적 책임은 일반 지정자료와 동일하다고 선을 그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특수 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각종 공시 의무 등 대기업집단 규제가 적용된다. 공정위는 영원이 지정에서 제외된 2021~2023년 동안 이 같은 규제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2023년 성 회장의 둘째 딸인 성래은 부회장에 대한 지분 증여 등 경영 승계 과정도 공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동일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를 누락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자녀 소유 회사, 그것도 주력 계열사와 거래 관계가 있는 회사까지 빠진 경우는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계열사 해당 여부에 대한 인식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음 과장은 또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제도는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의 근간”이라며 “앞으로도 정확한 지정자료 제출이 이뤄지도록 감시를 강화하고,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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