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정부, 1600억 국고 지켰다…'엘리엇 소송' 승소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2.23 21:25

수정 2026.02.23 21:25

ISDS 중재판정 취소소송 이겨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을 상대로 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중재 판정의 영국 법원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약 1600억원(지난 2월 기준)에 이르는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기존 중재판정은 무효가 되고 사건은 다시금 중재절차로 환송된다. 이 같은 승소는 영국 법원이 국민연금공단을 국가기관으로 인정하지 않는 점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ISDS 사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승소 결과는 이날 오후 7시30분께 나왔다.



법무부에 따르면 옛 삼성물산의 주주였던 엘리엇은 2015년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되자 국가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해 자신들이 손해를 봤다는 이유로 2018년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한 ISDS를 제기했다. 이에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ISDS 제기 5년 만인 2023년 6월 한국 정부에 배상원금 600억원과 지연이자 등 총 1600억원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정했다.

한국 정부는 이에 한 달 뒤인 2023년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24년 8월 영국 법원에서 각하 판결을 받았으나, 다시 항소했다. 이어 지난해 7월 각하 판결을 뒤집고, 1심 환송 판결을 받았다. 한국 정부는 이어 환송 심리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은 국제투자분쟁에서 국가배상 책임의 행위주체인 국가기관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폈고, 이날 '사건을 중재절차로 환송한다'는 영국 법원의 승소 판결을 받았다.


법무부는 당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사유 가운데 '관할 위반' 문제를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국민연금이 '사실상의 국가기관'이라고 본 중재판정부의 판단은 '당국의 조치'와 '귀속'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점을 설득했다.
이에 영국 법원은 국민연금공단의 일상적 의사결정이 정부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 점과 공적연금기금의 운용이 치안·국방 등 국가의 핵심기능에 해당하지 않는 점 등을 인정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